KBS가 다큐멘터리에 기울이는 사랑은 남다르다. 최근 '수달 다큐'
인위 연출로 물의를 빚긴 했지만, 공영방송으로서 시청률을 초월한
다큐 제작-편성에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 한국 식문화, 기상이변을
다룬 '일요스페셜'은 여전히 가장 고급스런 다큐 창구로 평가받는다.

KBS가 고급 해외 다큐멘터리 두편을 입수해 방영한다. 1TV '솔런
호아스 기자의 평양일기'(Pyungyang Diaries·8월2일 저녁8시)와 1TV
'BBC제작 다큐멘터리 엘니뇨'(Living With El Nino·29일 밤10시15
분)다.

'…평양일기'는 제3국 저널리스트 눈에 비친 북한 실상. 노르웨
이 태생 솔런 호아스(56)는 호주에서 활동하는 여성 다큐멘터리 영
화감독이다. 94년 평양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평양을 처음 방문하고
96년 9월 두번째 방문해 북한 사회가 종교처럼 숭배하는 '김일성주
의'에 카메라 초점을 맞췄다.

그는 "냉정한 국외자로서 남북한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다큐
를 만들려했다"며 "외국인 북한 방문이 당국에 의해 정치 선전물로
전락되는 것은 아닌지 탈북자 인터뷰를 하며 스스로 반성했다"고 밝
혔다. 풍성했던 북한 들녘이 황폐해져버린 현실을 보며 호아스는 조
심스럽게 북한 붕괴를 점친다.

'평양일기'는 한국전때 김일성이 폭격을 피해 전쟁을 독려했다던
지하벙커, 철책을 사이에 두고 확성기 선무방송을 하는 남한측 모습
을 국내 처음 공개한다. 가난과 굶주림, 김일성주의와 김정일의 예
술지도에 따른다는 북한예술 창작 현장에도 카메라를 들이댔다.

자체 제작 프로가 아니면 프라임타임에 편성하지 않는 방송 통념
을 깨고,해외다큐를 '일요스페셜'에 그대로 내보낸다는 점도 주목거
리다.

장윤택 TV1국장은 "해외제작이건 외부제작이건 최고 프로면 된다
는 '일요스페셜'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BBC다큐멘터리-엘니뇨'는 제작사 BBC보다 한달 앞서 내보낸다.
열대지역 남미 태평양 해안에서 주로 발생해온 엘니뇨가 최근 태평
양 인근지역, 북미,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큰 피해를 입히는 현장
을 고발하고, 어떻게 대처할지도 제시한다. 한반도 기상이변을 다뤘
던 '일요스페셜'과 비교해보면,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 다큐 제작 수
준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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