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구름은 늘 변하기 마련이니까 IMF 시대도 언젠가 물러가
겠지요. 동네 아줌마들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하듯 글을 썼어요.".

영화배우 엄앵란(62)씨가 산문집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형
선)를 냈다. 96년 후반부터 일기 쓰듯 일상의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
씩 적어둔 산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미국 유학중인 딸을 미국인에
게 시집 보낸 어머니의 심정, 신혼 주부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동
네 이웃들과 정을 나눈 이야기 등이 진솔하다.

엄씨의 생활 신조는 "한 가지 좋은 일은 크게 키우고 나머지 아
홉가지는 버리자"는 것. 글 중 '우리 동네 아이 라싸'는 동네 미장
원 미용사의 딸을 단골 아줌마들이 친딸, 친손주처럼 돌봐주는 훈훈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남편을 미국으로 보내고 억척스럽게 일하는
젊은 미용사의 어린 딸에게 이웃들이 모정을 나눠주는 흐뭇한 얘기
다.

"전업 주부들이 앓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내 인생은 뭐냐라는
허탈감이에요. 하지만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듯 저는 주부가 가정
을 다스린다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오늘의 어려운 경제 상황도 극복
하리라고 봐요.".

엄씨는 "죽기 전에 '영화는 이런 것이다'라고 한번 보여주고 싶
다"며 "영원히 생각되는 영화 한 편 남기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