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후반 들자 10,11번홀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상쾌하게 줄달
음쳤다. 전반 9홀은 2언더파로 마감했다. 이제 22언더파. 미 여자프로
골프(LPGA)투어 기록에 1타 차이로 다가섰다.
그러나 신기록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큰 탓이었을까. 박세리는 이후
12,13,14,15번홀에서 잇따라 버디 찬스를 잡았으나 모두 홀을 스치거나
약간 못 미치는 안타까운 퍼팅만 연발했다. 드디어 16홀(파 4). 박의
드라이버가 듣기 좋은 금속음을 내자 공은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날아
갔다. 주위에서 "굿샷"이 터져나왔다.
이어 두 번째 샷은 공을 실바니아의 구름 한점 없는 맑은 하늘로 올
렸다가 그린 위 홀 7m 못 미친 지점에 사뿐히 내려 놓았다. 박은 이때
신기록을 생각했을까. 한참을 머뭇거린 후에 퍼팅, 공은 관중들의 숨막
히는 침묵을 깨면서 컵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인의 자랑' 박세리
가 LPGA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곧 위기가 찾아왔다. 17번홀(파 5)에서 박의 두 번째 샷이
페어웨이를 지나 왼쪽 러프에 빠졌다. 자칫 보기를 범하면 23언더파라
는 타이기록은 불과 1홀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박은 세 번째 샷을
그린가까이 붙인후 차분한 두 차례의 퍼팅으로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18홀(파 5)은 박이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두 번째 샷
이 그린 가까이 떨어져 버디 가능성이 높았으나 어프로치 샷이 홀에서
너무 멀었다. 박의 버디퍼팅은 컵 오른쪽을 지나가 버렸다. 너무나 아
쉬운 순간이었다.
박세리 는 휴식을 취할 겨를도 없이 16∼19일 뉴욕주 뉴로셜의 와아
카길 골프장에서 열리는 98 JAL빅 애플대회(총상금 77만5천달러)에 출
전한다.
(*실바니아(미 오하이오주)=강효상기자 hskang@chosun 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