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엘니뇨 현상과 정반대의 '라니냐
현상'이 일본 열대강우관측위성(TRMM)에 포착됐다.

일본 우주개발사업단은 6일 남미 페루와 에콰도르 앞바다의 적
도 부근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4∼5도 정도 낮아, 라니냐 현
상으로 보이는 이상 수온저하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라니냐 현상
이란 수온이 이상적으로 낮아지는 현상. 해수면 온도가 주변 수역
보다 이상적으로(4∼5도)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과는 반대다. 스페
인 말로 엘니뇨가 남자 아이, 특히 신의 아들(아기예수)을 의미하
는 반면, 라니냐는 여자 아이를 뜻한다. 기상청은 이같은 현상이 6
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라니냐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주개발
사업단측은 "이번에 TRMM이 확인한 데이터는 라니냐 현상의 전조"
라고 지적했다.

페루-에콰도르 앞바다는 작년 겨울 금세기 최대 규모 엘니뇨 현
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평년보다 4∼5도 정도 수온이 높은
고온 수역이 동서로 9천㎞, 남북으로 약 2천㎞의 띠 모양을 형성했
었다. TRMM에 찍힌 위성사진으로는 평년과 온도가 비슷한 수역은
녹색, 수온이 높을수록 황색에서 빨간색, 수온이 낮을수록 하늘색
에서 짙은 청색으로 표시되는데, 작년말 이 해역에는 주황색의 좁
고 긴 띠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주황색 띠는 올 4월 무렵부
터 점점 줄어들면서 이번 관측(6월 초순) 결과 거의 자취를 감췄다.
대신 짙은 청색 띠가 형성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무역풍의 영향에
의한 급격한 수온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주
변수역은 페루 앞바다와는 대조적으로 주황색이 짙어지면서 수온이
급상승, '따뜻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TRMM은 작년 11월 '순일본제' 로켓인 H2를 이용해 쏴올린 기상
관측 위성으로, 주로 이상기온의 진원지인 적도 부근 열대 강우를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라니냐 현상
포착은 미-일 '공동작품'이다. 해수면의 온도 변화를 탐지하는 새
로운 마이크로파 관측 장치를 개발한 곳이 미국 NASA(미항공우주국)
이기 때문이다. 해수로부터 방사되는 마이크로파의 강도를 측정,수
온을 0.5∼0.7도의 정밀도로 분석해내는 것이 가능한 첨단 장비다.

지구 환경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 기상이변을 둘러싸고 최근
일본 뿐 아니라 선진 각국이 '위성관측 경쟁'을 벌이고 있다. NOAA
(미 해양대기국)도 지난달 라니냐 현상이 금년 후반부쯤 일어날 가
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고, 미국과 프랑스가 공동운영하는 해
양관측위성도 6월말에 비슷한 데이터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