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잇따른 대형 오보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신뢰도가 높고 여론을 선도한다는 전문방송과 권위지들이 오보 함정에
빠져 명성에 먹칠을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뉴스 전문 방송으로 승승장구해오던 CNN이 미국 언론
사에 남을 '대형 오보'를 시인했다. 톰 존슨 CNN 뉴스그룹회장은 "지
난70년 베트남전 당시 라오스로 망명한 미군 탈영병들을 처단할 목적
으로 미군이 치명적 신경가스인 '사린'을 사용했다는 지난 6월 7일자
CNN 보도는 불충분한 증거에 입각한 잘못된 내용"이라고 공식 인정했
다.

CNN은 존슨 회장의 오보 인정 및 사과 성명을 화면과 함께 육성으
로 내보낸 데 이어 당시 이 보도를 전면 부인했던 미 국방부가 정례브
리핑에서 이를 반기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등 CNN 네트워크를 동원,'고
개숙인 모습'을 계속 방영했다. 장문의 관련기사를 게재한 대표적 시
사주간지 타임 역시 똑같은 수모를 당했다.

문제의 보도는 CNN의 모그룹인 터너 방송과 타임워너사 합병 이후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뉴스스탠드;CNN-타임'이라는 뉴스쇼 첫회분으로
방영된 것. 하지만, "성공적인 정찰 작전이었을 뿐"이라는 미국방부
와 조종사 등 당시 작전 참여 인물들의 강력한 부인, 베트남 참전용사
들의 '오보'라는 거센 항의에 부딪혀, CNN은 플로이드 에이브럼스라는
외부 변호사를 고용해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이날 공식 사과
를 한것이다.

CNN은 제작 총책임자였던 파밀라 힐 제작국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담당 PD인 올리버 등을 해고했다. 또 이를 보도한 CNN의 간판 스타인
피터아네트 기자(지난91년 걸프전 보도)를 징계했다.

아네트는 "최근까지 이라크 사태를 취재하다 뒤늦게 제작에 참여
했을 때는 이미 뉴스의 방향이 잡혀 있었다"고 했지만, 인터넷의 CNN
웹사이트에는"걸프전때 사담 후세인의 입노릇을 한" 그의 신뢰성을 비
난하는 전자우편물도 쌓이고 있다. 어쨌든 이번 오보탓에 걸프전-O J
심슨 사건 보도때 최고 시청률을 누렸던 CNN은 18년 역사상 최대 오점
을 남겼다.

지난달 28일, 미 오하이오주의 유력지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지는 1
면 톱으로 세계 최대의 바나나 생산, 유통회사인 치키타 브랜즈 인터
내셔널사의 '비윤리적 영업형태'를 고발한 5월3일자 폭로 기사가 취재
기자가 훔친 자료로 작성됐다는 사과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29,
30일에도 같은 내용의 사죄기사를 실었으며, 담당기자를 파면하고 1천
만 달러가 넘는 배상금까지 물기로 했다.

미 동부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지도 지난달 18일 퓰리처
상후보에 올랐던 흑인 여성 칼럼니스트 패트리샤 스미스의 칼럼에 등
장하는 인물과 인용문이 일부 조작된 사실을 밝히고, 스미스를 해고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