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골을 먹으면 16골을 넣겠다"던 호언장담은 간 데 없었다.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죽음의 조'라던 D조 1위를 차지하며 기세를 올렸던
나이지리아. 그러나 질풍노도처럼 상대진영을 휘젓던 나이지리아는 조
직력을 앞세운 덴마크에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사막의 열풍'이
'북해의 냉풍' 앞에서 눈녹듯 사라진 경기였다.
C조 2위로 힘겹게 2회전에 오른 덴마크는 나이지리아의 우세를 점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전반 2분만에 선제골을 뽑았다. 브리안 라우
드루프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패스한 볼을 묄레르가 왼발로
차 그물을 갈랐다. 이들은 곧 역할을 바꿔 다시 한골을 합작했다. 9분
뒤, 묄레르가 프리킥한 공을 골키퍼가 쳐내자 브리안 라우드루프가 달
려들며 오른발로 골인시켰다.
덴마크의 조직력은 후반 들어 더욱 탄탄해졌다. 교체선수로 들어온
에베산이 브리안 라우드루프의 형인 미카엘 라우드루프의 도움을 받아
후반14분에 세번째 골을 넣었다. 30분엔 헬베그의 쐐기골까지 터졌다.
대량실점한 나이지리아는 후반 32분 바반기다가 골지역 왼쪽서 넘어
온 센터링을 발리 슛, 한 골을 만회했으나 대세는 이미 판가름났다. 나
이지리아는 전후반 수도 없이 덴마크 문전으로 대시했으나 번번이 마지
막 수비를 뚫지 못해 위력적인 슛을 날리지 못했다. 덴마크는 지난 대
회 챔피언 브라질과 8강전서 맞붙는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프랑스가 연장 후반 터진 블랑의 결승 골든골에
힘입어 파라과이를 1대0으로 물리치고 강적 이탈리아와 준준결승서 만
나게 됐다.
프랑스는 앙리와 트레제게 두 신예를 앞세워 전반부터 파상공세를
폈으나 상대의 육탄수비에 막혀 전후반과 연장 전반까지 0대0으로 마쳤
다. 일방적인 공격을 하던 프랑스는 결국 연장 후반 7분 블랑이 트레제
게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공을 골지역서 오른발로 꽂아넣어 112분간의
대접전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