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을 '북한당국에 의해 저질러진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정전협정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
고 규정했다. 이는 북한이 사건발생 하루만인 23일 평양방송을 통해
밝힌 '기관고장에 의한 표류' 주장이 거짓이라고 일축하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측에 '도발행위' 시인과 납득할만한 해명, 관련자 처
벌 등 재발방지를 위한 가시적 조치를 촉구했다. 동시에 이번 사건
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사-북한군간의 장성급 대화를 조속히 갖자고
요구했다. 정부의 이같은 대응은 이번 사건을 군사적 사건으로 국한,
군사채널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민간
차원의 경협이나 대북지원은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계속 추진하겠다
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북한전문가 이항구씨는 "96년에는 사
상자가 발행하는 등 '사과'표시를 하지 않고서는 수습이 안되는 분
위기였지만, 이번엔 그만큼 엄중하지 않아 시인-사과를 않고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시간벌기 전략으로 나올 경우, 경제제재
카드를 쓰지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우리 정부도 마땅한 대응카드가
거의 없다.

전현준 민족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사실상 북한의 사과를
받아낼 만한 적절한 대응카드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
들은 우리 고위 당국자가 '동독도 통일직전까지 간첩을 보냈다'고
말한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시인-사과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마련
해 준게 아니냐고 분석하기도 했다.

북한이 시인-사과를 안하고 버틸 경우 남북관계에 일시적으로 냉
기류가 흐를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다. 임동원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와 관련한 질문
에 "두고 보자"며 일단 함구하는 자세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장기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96년 사건때처럼 승조원 9명의 사망이
남한의 책임이라는 억지를 부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
라서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유감'을 표시하는 수준에서 수습하려 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북한도 새정부의 포용정책이 계속되는게 유리하
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측의 이같은 입장을 반영해
벌써부터 '일부 비판여론이 있어도 남북간에 적절한 선에서 매듭을
짓고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