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한 골잔치였다.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스페인은 25일
새벽(한국 시각) 랑스에서 열린 D조리그 최종전에서 불가리아를
6대1로 대파했지만 끝내 '죽음의 조'를 탈출하지 못했다. 반면 파
라과이는 툴루즈에서 나이지리아를 3대1로 꺾고 1승2무(승점 5)를
기록, 승점4점을 올린 스페인(1승1무1패)을 제치고 16강에 진출하
는 환희의 주인공이 됐다. 하루 전 모로코가 스코틀랜드를 이기고
도, 노르웨이가 브라질을 꺾는 이변에 희생되어 16강서 탈락한 A
조 구도가 완벽하게 재현된 것이다.
파라과이는 경기 시작 1분만에 나이지리아의 골문을 열었다.페
널티 지역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아르세가 문전으로 올려주자,
아얄라가 뛰어오르며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전반 10분 동
점골을 허용한 파라과이는 후반 13분 베니테스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을 날려 결승골을 뽑아냈다. 파라과이는 경기 종료 5
분 전 카르도소가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쐐기골을 터뜨려 3대1로
승리했다. 이미 조 1위가 확정된 나이지리아는 후보들을 대거 투
입, 특유의 공격일변도 대신 시종 느슨한 경기를 벌였다.
스페인은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게임메이커 엔리케가 경
기 시작 5분만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에로가 차넣으면서 쉽게 경
기를 풀어나갔다. 18분 엔리케가 직접 추가골을 터뜨려 전반을
2대0으로 마친 스페인은 모리엔테스가 후반 7분과 35분에 한골씩,
키코가 42분과 로스타임인 48분에 한골씩 모두 4골을 추가했다.그
러나 때늦은 선전을 펼친 스페인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파라
과이가 이겼다는 '비보'였다.
프랑스와 덴마크는 C조 1-2위로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프랑
스는 주전을 상당수 빼고도 뛰어난 개인기와 조직력을 앞세워 초
반부터 덴마크 문전을 위협했다. 전반 12분 트레제게가 페널티킥
을 얻자 조르카에프가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41분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한 프랑스는 후반 11분 프
티의 결승골로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산뜻하게 통과했다. 사우
디와 남아공은 페널티킥 세 개를 주고받는 접전 끝에 2대2로 비겼
다. (파리=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