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219)=이 판은 강훈구단 안조영사단, 최규병팔단
조한승이단 전과 같은 장소서 동시에 두어졌다. 선배쪽이 흑을 쥔
것도, 눈터지게 미세한 종반을 맞은 것도 세판이 똑같다.

강 구단과 최 팔단은 중반 이후 절대 승세를 확립했었으나 잇단
실착으로 국면이 혼미해진 상황. 양 구단 역시 크게 좋았던 판을 근
소차로 역전당한채 종국을 앞두고 있다. 차이는 세판 모두 반집 언
저리. '6호 반'이 고단선배 3명을 집단으로 울릴 모양이다.

그러나 이 바둑은 그 '패키지 딜'에서 빠졌다. 양재호의 집념과
유재형의 정밀함 부족이 끝내 한 막을 더 만든 것이다. 184가 그 서
곡. 참고 1도의 처리가 한집 이상 득이었다. 흑 2로 A에 두어 패를
하려 해도 참고 2도의 연단수에 걸린다(6… ).

192도 '가'가 정수. 197 이하 205는 정확했으며 209까지 외길 수
순이다. 여기까지 백이 최소한 반집은 두터운 형세. 하지만 유재형
이 밟고섰던 살얼음은 여기서 기어이 깨지고 만다. 210이 패착. 참
고 3도보다 두집 가량이나 손해를 보았으니 이 시점에선 치명상이다.
역시 운명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