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아닌 동작 중심의 새 시도
때: 6월5일∼28일
곳: 바탕골소극장 문의: (02)904-7769
공동구성-노승희 연출
출연: 길해연 서희경 김왕근 이용규 엄옥란.


작년 8월 창단된 '표현과 상상'은 젊은 극단이다. 미국 시라큐스대 대
학원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전공한 손정우(37)씨를 대표로 삼아, 20∼30대
연극학 전공자들이 모였다. 기존 대사 위주 연극에서 벗어나 배우 움직임
과 소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극 형식을 시도하겠다는 포부다.

지난 2월 게오르그 뷔히너 원작 '보이첵'을 해체, 재구성해 '개가 된
남자, 보이첵'을 창단 공연으로 올렸다. 6월엔 '사랑하는, 사랑하지 않는'
을 공연중이다. 대본 없이 주제만 달랑 던진 후, 배우와 연출가들이 연습
현장에서 장면을 만들어냈다. 사랑을 유지하고 싶으면서도 불안감에 시달
리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사랑을 갈망하는 인간 본성을 그린다.

관객들은 무대에 시선만 집중하면 된다. 대사는 최소 한도로 절제했다.
사랑 표현이 없는 남자와 표현이 지나친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인,상
대를 편한하게 해주려 노력하지만 오히려 불편하게 만드는 연인, 처음엔
즐거웠지만 지치고 힘들어진 연인…. 1시간 남짓 9개 장면은 편안하게 지
나간다.

역시 줄거리보다 연극을 풀어내는 형식이 돋보인다. 대사가 거의 없다
보니 음악의 역할이 크다. 전반 피아노 위주의 단조로운 음악이 극을 지
루하게 한다. 관객이 내용을 이해 못할까봐 '노파심'에서 각 장면끝에 대
사를 집어넣어 설명적이란 평도 듣는다. 그래도 손정우씨는 "첫술에 배부
르랴"며 느긋하다. 어차피 실험이란 시행착오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운
명을 체득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