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발표된 감사원의 1백53개 공기업 특별감사 내용은 '무경영-
무책임의 아성'이라는 이들 공기업의 오명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주
는 것이었다. 5백42조원의 자산, 27만여명의 임직원을 거느린 이들
공룡들은 대부분 독점적지위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부진
을 면치못했다. 이익은 77% 줄고 부채는 2백40% 늘었다. 그러나 임
직원들은 경영부실과 관계없이 혜택을 누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업들은 재벌식 문어발 경영을 해왔다. 한전은 하나로통신등
5개 통신사에 1천68억원을 출자했으나 배당없이 연 1백28억원의 이
자만 부담하고 있다. 한국전기통신공사는 케이블TV사업에 진출, 2
천여억원의 누적적자를 보고 있고, 농산물유통공사, 한국가스공사
도 같은 상황이다.

자회사 봐주기 경영도 심각하다. 산업은행 외 3개은행은 17개
자회사에 3조4천여억원을 무담보 연리 10%로 특혜대출, 경영손실을
보았다. 한국토지공사와 성업공사는 각각 한국토지신탁과 대한부동
산신탁에 1천억∼4천억원을 지급보증, 모회사까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부실은 미봉책으로 더 악화됐다. 주공은 자회사 한양이 경
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오히려 45건의 공사를 처음부터
적자를 전제로 사업추진케했다. 산업자원부는 석탄공사가 구조적으
로 부도상황에 몰리는데도 사옥매각 등 자구책 시행을 2년 가까이
방치했다.

책임지는 풍토는 없었다. 경영 감시자인 사외이사들은 허울뿐인
경우가 많았다. 포철, 조폐공사 외 6개기관은 전직 임원, 자문위원,
용역사업 수행교수 등 독립성없는 사람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래서 년 공기업 이사회 안건 중 95%가 원안통과됐다. 그 대가인
지 주택은행의 경우 사외이사 8명에 대한 대출이 갑자기 2천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책임경영을 위해 도입된 공기업 경영평가제도도 유명무실해졌다.
대한송유관회사 등 20개 기관은 평가결과를 아예 무시했고, 대표적
부실기관인 석탄공사는 경영진 책임추궁 실적이 전무하다.

공기업 경영진은 오히려 특권을 누리기에 바빴다. KBS외 9개 기
관은 사장실을 기준보다 최고 2배 이상 넓게 사용하고 있다. 외환
은행외 12개 기관은 차량 지원대상이 아닌 40명에 기사가 딸린 차
량을 제공했고, 자동차도 1∼3년만에 교체하고 있다. 포철은 포항
과 광양에 연 사용일수 3∼17일에 불과한 대형 회장, 사장 사택을
운영해 유지관리비만 1억원을 낭비했다.
(*양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