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특유의 투지를 보인다면 네덜란드도 꺾을 수 있다고 생각합
니다.".
'홈리스 축구단' 조원철(37)씨는 월드컵 한국 대표팀에게 '헝그리
정신'을 주문한다. 그는 지난달 초 '사랑의 전화'가 노숙자들을 모집,
창단한 홈리스 축구단의 총무. 그동안 마을 조기축구회 등과 가졌던 5
경기에서 5골을 넣은 팀내 스트라이커이기도 하다.
그가 소속된 축구단은 20명의 노숙자 선수들로 구성돼있다. 매주 2
차례씩 모여 연습과 경기를 치른다. 조씨는 "공을 찰 때만큼은 모두 자
신있는 표정이지만, 경기가 끝난 후엔 다시 공원과 역광장으로 뿔뿔이
흩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의욕 잃은 사람들에게 축구만큼 용기
와 활력을 주는 것도 없다"며 "더 많은 축구단체와 함께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웬만한 축구중계방송은 다 챙긴다는 '축구광' 조씨도 현재는 노숙자
신세다. 지난 4월부터 서울역 대합실에서 새우잠을 자기 시작했다. 의
류제조업 기술자로 17년간 일해오다 작년 12월 IMF한파와 함께 실직당
한 것. 한때 조그만 봉제공장 사장까지 한 그였지만 방세 낼 돈마저 여
의치 않았다. 요즘은 구세군 합숙소에서 생활하는 행운을 얻었지만, 20
일 기한이 채워지면 다시 길거리로 나와야 한다. 축구를 시작한 이유도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희망도 없이 지쳐있는 모습이 싫어서"였다.
지금까지 '홈리스 축구단'의 전적은 1무4패. 다음주 마포구 119구급
대원들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조씨는 "월드컵 1승과 노숙자들 첫 승
을 함께 기원한다"고 말했다. 경기신청 문의 ☎(02)712-8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