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1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어깨에 걸머진
국가대표 축구팀이 5일 낮 1시30분 김포공항에서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 순간을 위해 대표팀은 무려 2년에 걸쳐 예선을 치렀다. 대표
팀은 최종예선 6승1무1패로 폭풍같이 아시아를 평정하며 B조 1위로 티켓
을 거머쥐었다.

대표팀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한국을 떠났다. 300여 팬들이 찾아와 좋
아하는 선수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아갔다. 소녀팬들에겐 대표팀 막
내 고종수와 이동국의 인기가 최고였다. 몇몇 붉은악마 회원들도 나와 노
래를 부르며 선수단을 환송했다.

○…붉은 전사들은 오후 1시쯤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에 모습을 나타
냈다.

감색양복의 정장차림은 똑같았지만 표정은 가지각색이었다. 홍명보는
긴장한 듯 얼굴이 굳었다. 대표팀 '재롱둥이' 최성용은 웃느라 정신이 없
었다.

이상윤은 아들을 안고 뺨에 뽀뽀했다. 카메라 공세에 넥타이를 고쳐
매는 선수, 부인의 손을 슬쩍 잡으며 아쉽게 작별하는 선수도 있었다. 차
범근 감독은 예의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전날 한중전서 무릎을 다친 황선홍은 "검사결과 이상은 없지만 약
간 불편하다. 그러나 4년을 기다렸다. 경기 전까지는 몸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했다. 전염성이 강한 수두에 걸려 중국전에도 못나간 서정원은
대표팀의 또다른 걱정거리. 서정원은 이날 동료들과 떨어진 별도의 좌석
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며칠 안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감독의
말이다.

최근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상윤은 "이번에도 결정적 역할
을 해 내겠다. 내 발끝에서 대표팀의 포문이 열릴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대표팀은 파리 부근 숙소에 짐을 푸는 대로 마지막 컨디션 조절에
들어간다. 차 감독은 6일 예정된 벨기에 파라과이 평가전을 관전하고 한
국1라운드 마지막 상대인 벨기에전 대책을 마련할 예정. 한국팀은 14일과
21일 새벽에 벌어지는 멕시코와 네덜란드전에 앞서 각각 하루 전날 리옹
과 마르세유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