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중에 가장 쓸만한 '물건'을 갖고 있다는 말에 대해 이야기해 보
자. 가까이서 보면 말은 참 잘 생긴 녀석인데, 말처럼 생겼다는 '말상'
이라는 말이 왜 사람을 놀리는 말이 되는 것일까. '마삼 트리오'라고
하는 연예인 세 사람(이수만, 이문세, 유열, 맞나?)만 봐도 모두 잘빠진
미남들이던데….
술에 취해 얼굴이 붉어진 사람을 놀리는 말고기자반이라는 말도 그렇
다. 자반은 생선을 소금에 절인 반찬인데, 왜 말고기가 거기에 엮여 들
어가 말낯(말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긴 그래도 말
은 좀 나은 편이다. "이 개 같은 놈아", 아니면 "소 같은 놈아" 하는 욕
은 있어도, "이말 같은 놈아" 하는 욕은 들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말은 대개 털빛에 의해 갈래가 나뉜다. 온몸의 털빛이 검은 말은 가
라말, 반대로 온몸이 흰 말은 부루말이라고 한다. 프로 농구단 나산 플
라망스의 센터 브라이언 브루소의 유니폼에는 이름이 '부루소'로 적혀
있다. 부루소는 흰 소를 뜻한다. 브루소를 부루소라고 쓴 것은, 블루스
를 부르스라고 쓰는 것과 같은 잘못이겠지만, 일부러 그렇게 쓴 것이 아
닌가 생각하면 재미있어진다. 브루소는 농구 코트에서는 보기 드문 백
인 센터이니까 말이다.
영화 '벤허'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벤허와 메살
라의 전차 경주 장면일텐데, 벤허의 전차를 끈 말 네 마리가 부루말, 메
살라의 말들은 가라말이었다. 전차 경주가 흑백의 대결이 되게 한 것은
극적인 대비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계산이었겠지만, 그 대결이 부루말의
승리로 끝난 것은 인종 차별, 백인 우월주의의 뿌리 깊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말이 웃을지 모른다.
가라말, 부루말 말고도 털빛이 붉은 절따말, 누른 황고랑, 검푸른 돗
총이같은 것들이 있는데, 갈기만 검은 부루말은 가리온, 마찬가지로 갈
기만 검은 절따말은 부절따말이나 월따말, 등에만 검은 털이 난 황고랑
은 고라말이라고 한다. 이마와 뺨이 흰 놈은 간자말, 몸에 돈짝만한 동
그란점이 있는 놈은 돈점박이, 갈기와 꼬리가 푸르스름한 놈은 총이말이
라고 하는데, 은총이는 땅불쑥하게 불알이 흰 놈을 말한다. 이놈은 제가
누구인지를 주장하려면, 그래서 무엇인가 은총을 받으려면 하릴없이 언
제나 불알을 덜렁덜렁 내놓고 다닐 수밖에 도리가 없을 것이다. 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