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는 단순히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데에서
나아가 정치권의 판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한나라당 분당'과 `정계대개편'에서부터 `정계소개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 지
난 25일부터 30일까지 국민회의, 자민련, 한나라당의 당 3역급 이상 고
위당직자 각 9명씩 모두 27명을 설문조사식으로 집중 인터뷰, 지방선거
후 이루어질 정계개편의 모습을 진단했다.

인터뷰 대상자
△집중인터뷰 대상자(27명)
▲국민회의(9명)=조세형, 한광옥, 김영배, 노무현, 김근태, 김봉호,
정균환, 한화갑, 김원길.

▲자민련(9명)= 박태준, 김용환, 박철언, 한영수, 김용채, 박구일,
구천서, 이태섭, 이긍규.

▲한나라당(9명)=이회창, 조순, 김윤환, 이한동, 이기택, 신상우,
김덕룡, 서청원, 이상희.

6·4 지방선거 이후의 정계개편은 '한나라당의 미래'와 밀접한 관련
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의 동태가 정계개편의 질과 양을 결정한다
는 것이다.

핵심 포인트는 한나라당내 이탈 세력의 규모이다. 한나라당 조사대상
중진 9명 중 7명이 10명 안팎의 '소수 이탈'을 전망했다. 물론 선거에
서 영남권 시도지사 5석을 석권하고 이외에 1∼2명의 시도지사를 더 건
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이들은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거나,특
정계파가 분당을 시도하려해도 특정 지역의 정서 등 여러 요인이 있어
결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 보았다.

주목되는 점은 이들 한나라당 중진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나
머지 2명이 이회창 명예총재, 김윤환 부총재라는 사실이다. 실력을 가
진 두사람의 생각은, 단순한 사견으로 흘려버리기 어려운 무게를 지니
고 있다.

이 명예총재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한나라당에서 다수가 이
탈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부총재는 다수 이탈에서 나아가 아예 '분
당가능성'까지를 배제하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의 붕괴내지
는 분열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당권경쟁에 나설 의중의 일단을 비친 듯
하다. 그러나 당내사정으로 볼 때 이들의 생각이 현실화돼 정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들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총재
경선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순 총재를 비롯, 이기택 김덕룡 부총재, 서청원 사무총장 등
은 선거 직후 총재경선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당이 분열되
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선거 직후 당권 투쟁
이 곧바로 점화될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민회의, 자민련 등 여권 중진들은 압도적 다수가 한나라당이 쪼개
지거나 다수가 이탈해 여권으로 넘어올 것으로 보았다. 18명 중 15명이
이번 선거에서 영남권을 제외한 전지역 시도시사를 석권한다는 전제 아
래 그렇게 전망했다.

"한나라당이 2∼3개 당으로 핵분열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국민회의
정균환 사무총장), "부산, TK, 수도권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길을 갈수
도 있을 것"(자민련 이긍규·전 환경노동위원장) 등이 대표적인 언급이
다. 여권 중진 가운데 한나라당 대거 이탈에 회의적이었던 자민련 박철
언 부총재는 "여권의 영입 드라이브가 오히려 한나라당의 핵분열을 억
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