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 나선 서울예술종합학교 연극원 1기생 다섯이 첫 프로무
대에 도전한다. 6월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열리는
어린이마당극 '어사 박문수'(홍원기 작·송인현 연출).
아동극이라고 얕봤다간 곤란하다. 전통연희를 아동극에 도입한 극단
'민들레' 대표 송인현이 서양식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민 야심작이다. 가
수 이선희, 탤런트 이근희와 91년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받은 지춘성이
나선다. 마당극이 고루하다는 인식을 떨치려고 신명나는 사물놀이 가락
에 첨단 컴퓨터 음악을 접목했다. 라이브 반주도 1시간10분동안 무대를
받친다.
'어사 박문수'에는 지난 2월 졸업한 연극원 1기생들의 풋풋한 패기와
도전이 한몫한다. 지난주부터 충주 남양주 과천 여주, 지방무대에서 시
운전을 거쳤다. 박문수 역 진경(26)은 '나는 이루리라'를 비롯한 독창
3곡을 불러 더블캐스트 이선희와 실력을 겨룬다.
박문수와 사랑을 나누는 '얌전이' 박은숙(22)은 "마치 전쟁터에 나서
는 기분"이라고 했다. 3개월간 하루 12시간 연습이 고달프기도 하고, 현
장에서 선배들과 부대끼는 게 좋기도 했다 한다. 원님으로 나선 오신환
(28)은 "어린이들을 위한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졸업한 연극원 1기 졸업생은 25명. 94년 2천5백명이 몰린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동기생들은 이력도 다양했다. 대졸자는 물론 해외유학 석
사, 약사, 운동권 출신…. 하지만 입학생 54명중 절반 이상이 함께 졸업
하지 못했다. '연극사관학교'로 불릴만큼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 탓도
있었다. 오전9시부터 밤늦게까지 주말도 없이 과제와 워크숍이 계속됐다.
산적패 두목으로 출연하는 여지수(30)는 "학기초면 휴학하고픈 생각이
굴뚝같았다"고 고백한다.
동기생들끼리 한달에 한차례 어울려 맥주잔을 부딪친다. 졸업후 갈 길
을 못찾은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뜻맞는 사람끼리 극단을 만들자는 얘기
도 나오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고 미뤘다. 당장 출연할 작품이 있는 '어
사박문수' 팀이 부러움을 받는다. 이들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연
극계에 변화를 몰고올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02)782-4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