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개도국 그룹(G-15)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카이로를 방문중이던 수하르토는 지난 15일 조기 귀국, 권력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다 귀국 6일만에 국민의 힘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 9일 이집트로 출국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에 반발해 벌어진 시위가
13일부터 5백여명의 사망자를 대규모 폭동으로 번지는등 사태가 걷잡을 수없게되자 지난
15일 일정을 앞당겨 급거 귀국했다.

그는 귀국한 뒤 국민이 신임하지 않을 경우와 헌법상에 절차에 따라 단서를 달아
사임의사를 애매모호하게 표명하다 하루만인 16일 조건부 사임의사를 번복하고 사태수습
대책 마련에 골몰했다.

그는 귀국 이틀만인 지난 17일 5월 사태 폭발의 계기가 된 유류가격과 전기요금인상폭
하향조정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하고 측근을 통해 개각 단행의사를 밝혔다.

1차 수습대책이 전혀 효력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측근으로 알려진 하르모코국회의장은
18일 처음으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내부로부터의 사임압력도 거세졌다.

폭동사태가 진정된 지 이틀만인 이날 처음으로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대학생들의반정부
시위가 교수, 전직관료, 퇴역장성 등이 가세한 가운데 재개됐다. 학생.교수대표단은
수하르토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19일 이례적으로 對국민담화를 발표,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정치개혁과
조기총선을 실시한 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당분간 대통령직을 고수한 채 민심을
수습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일부 대학생들은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의사당 점거 농성에 들어갔고 회교
지도자인 아미엔 라이스도 같은 요구를 하며 민족각성의 날인 20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은 이어 유혈사태를 우려한 아미엔 라이스의 전격적인 시위자제 호소에도 불구,
20일 자카르타를 비롯한 각지에서 시위를 벌였고, 하르모코 국회의장은 수하르토
대통령이 22일까지 사임하지 않으면 탄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집권 여당인 골카르黨 소속 의원들도 퇴진을 촉구하고 나선 데 이어 매들린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라」고 강조하면서 수하르토 대통령의 용퇴를
촉구했다.

국내외의 거센 사임압력에 직면한 수하르토 대통령은 20일 밤 센다나 관저에서사딜라
무르시드 국무장관, 수다르모노 전 부통령, 헌법학자인 유스릴 이자마헨드라등과의 심야
회담을 가졌다.

지난 32년동안 인도네시아를 통치해 온 그는 결국 이집트에서 귀국한 지 6일만인 21일
오전 9시 즉각적인 사퇴의사를 밝히고 대통령직을 하비비 부통령에게 이양할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