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뉴'는 뻔했다. 공격은 예전과 달라진 게 없었고, 수비는
여전히 불안했다.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의 호흡 불일치는 오랜 합숙
훈련의 의미마저 바래게 만들었다.
19일 자메이카와 벌인 2차 평가전서 한국은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멕시코와 싸운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했다. 1차전서 스토퍼로 뛰었던
유상철이 전반전엔 리베로로 나서 공격에 가담했다. 멕시코와 비슷한
자메이카를 잡아 월드컵 1승에 대한 힌트를 얻겠다는 속셈이었다. 유
상철이 기존 게임메이커인 김도근과 함께 상대 진영쪽으로 더 올라가
자 공격 포인트는 다양해졌다. 유상철은 전반 34분 크로스바를 맞히는
헤딩슛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의 단골 레퍼토리인 측면 돌파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
다. 한국은 '수'를 읽은 자메이카의 수비진에 번번이 걸려들었다. 어
렵사리 만들어낸 찬스는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나마 최용수와 황선
홍이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 정도가 달라
진 모습이었다.
수비는 더 큰 문제. 우리 미드필드진은 '자기 자리'에 대한 감을
잡지 못해 공격이 끊기면 자주 공간을 내줬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
오자 패스미스도 속출했다. 상대 골잡이들을 일대일로 막던 수비수들
역시자주 사람을 놓쳐 아슬아슬한 순간이 속출했다. 이런 허점은 후반
초 홍명보가 잠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뛰다 예전처럼 스위퍼로 내
려가면서 많이 메워지긴 했다. 하석주, 김도훈, 노정윤 등도 그라운드
에 나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오히려 공격은 전반보다도 활
기를 잃었다. 손발이 맞지 않아 조직력만 무뎌졌다. 선수들간에 눈빛
만으로도 알 수 있는 플레이는 나오지 않았다.
차범근 감독은 27일 체코와 벌이는 평가전서 해외파와 국내파를 섞
어 월드컵을 대비한 베스트11을 기용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시험, 점
검을할 시간이 없다. 이제는 월드컵 1승을 위한 '마스터 플랜'이 제시
돼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