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부담스럽다. 6월 6일 첫방송될 KBS 1TV
'용의 눈물' 후속 '왕과 비'(정하연 극본, 김종선 연출)가 그렇다.

지난 3일 제작에 들어간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주인공이 두명이다.
'용의눈물'의 이방원만큼이나 권력욕이 강했고 극적 생을 살았던 세조
와, 세조맏며느리로 성종조까지 정치력을 발휘한 여걸 인수대비다.'왕
과비'는 '용의 눈물'처럼 남성드라마를 표방한다. 처첩투기를 묘사해
온 종래 사극의 전개방식을 탈피한다. 수양대군파, 안평대군파, 사육
신 등 여러 세력들이 등장하고, 권력을 둘러싼 갈등을 묘사해나간다.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타이틀롤격인 왕은 임동진(세조), 비는 채
시라(인수대비)가 맡았다. 채시라는 극초반에는 조연에 머문다. 그가
본격적으로 중앙정치에 등장하는 것은 40대가 넘어선 극중반 이후이기
때문. 늘 화제를 뿌려온 한명회역은 정진 이덕화 주호성에 이어 연극
배우 출신 최종원이 낙점됐다.

중진 연기자와 신인들이 어울려 당대 인물들을 연기한다. 안평대군
은 정성모, 신숙주는 이정길, 김종서는 조경환, 권남은 김갑수, 임운
은 전인택, 한확은 남일우, 홍달손은 기정수, 정인지는 박웅, 황보인
은 이신재, 성삼문은 박진성, 박팽년은 김하균 등이 맡았다. '용의 눈
물'의 임혁(하륜)이나 선동혁(이숙번)처럼 이들중 누가 개성있는 연기
로 드라마를 이끄는 주연급 조연이 될 지도 관심사다.

드라마 첫회는 세종 승하후 밤길을 재촉해 수양대군 집을 찾는 양
녕대군의 회상장면에서 시작된다. '양녕은 아우 세종과 후사를 논한다.
둘은 "수양이 왕자들중 가장 뛰어나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세종은
"적자승계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왕자의 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한
다.'.

그래서 즉위한 세자(문종)가 국상을 당한 지 달포도 되지 않아 앓
아 눕자, 양녕은 이 문제를 수양과 의논하려 찾은 것이다. 드라마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암시하는 대목이다.

장기오 드라마제작국장은 "부국강병에 힘쓴 군주, 정권욕에 가득찬
야심가로 엇갈리는 세조의 양면을 모두 그리겠다"며, "작가 상상력을
발휘, 인간 내면 세계 묘사를 통한 감동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