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쭉한 키, 약간 구부정한 등허리, 헤프게 보일 정도로 입가에
매달고 다니는 웃음. 한국 축구대표팀 이상윤(28)의 평소 모습에서
'해결사' 별명을 떠올리기란 힘들다. 오히려 갓 상경한 시골총각이
어울린다. 그는 사진기자들에게 "얼굴엔 자신 없으니 목 아래쪽만
찍어달라"며 너스레를 떠는 익살꾼이다.

스스로 인정하듯 1m79, 66㎏의 호리호리한 이상윤은 공격수의
이상적인 체격조건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 그에게선 최용수의 파괴
력이나황선홍의 파워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에겐 마치 단도같
은 장기가 있다. 대표팀 최고로 평가받는 절묘한 풋 테크닉이다.

지난해 9월 월드컵 예선 우즈베크 1차전에선 후반 41분 절묘한
아웃사이드 킥으로 한국 연승행진의 물꼬를 텄고, 11월 UAE와의 2차
전선 우즈베크전과 너무 흡사한 아웃사이드킥을 다시 성공시켰다.
아웃사이드킥은 매우 어려운 기술중 하나. 이건 이상윤이 보기 드문
테크니션이라는 의미다.

이후 다이너스티 컵 중국전 결승골과 4월1일 한-일전 선제골,
이번 자메이카와의 평가전 2골까지 그의 득점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공격수로서 모자라는 스피드와 힘을 넓은 움직임으로 커버하
기 때문에 득점 찬스가 오는 것"이라고 스스로 분석했다. 뛰어난 발
재간과 그라운드를 쉴새없이 세로로 누비는 체력,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그의 재산이다. 차범근 감독은 이상윤
을 '가장 부지런한 대표팀 살림꾼'으로 평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5년여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서울 깍쟁이'답
게욕심이 만만찮다.

"어떻게 나가는 월드컵입니까. 예선 3게임을 무조건 풀타임으로
뛰면서 꼭 골을 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