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이 옳다." "천황으로 불러줘야 한다.".
13일 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의 "일본 천황을 천황으로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과 관련,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
당 김철 대변인은 14일 이 발언과 관련, 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
명을 내기도 했다.
그러면 세계 각국은 어떻게 호칭하고 있을까. 중국과 대만은 줄곧
일본식대로 천황이라는 표현을 써왔다. 중국 외교백서에도 천황이라고
표기돼 있다. 중국과 대만 언론은 가끔 일왕이라고도 하지만, 거의 대
부분 정부 방침대로 천황이라고 표현한다.
2차대전때 일제에 피해를 당했던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는 언어권에
따라 다르다. 영어가 공용어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는 엠퍼러(emperor·
황제)라는 영어를 쓴다. 반면, 모국어가 있는 베트남은 '무어냥'이라
고 한다.
'무어'는 왕을, '냥'은 일본을 뜻하는데, 직역하면 '일본의 왕'이
된다고 주한 베트남대사관측은 밝혔다. 말레이시아도 '마하라자 제판'
이라고 표현한다. '마하라자'는 왕을, '제판'은 일본이므로 역시 '일
본의 왕'이라는 뜻이다.
미국 영국 등 영어권 서구국가들은 일본식대로 킹(king)보다 경어
인 엠퍼러(emperor)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프랑스는 엥페러(empereur)
라고 하고, 독일 역시 황제라는 뜻의 카이저(kaiser)를 사용한다.
한국정부는 줄곧 천황으로 표현해왔으며, 89년 재일동포 지문날인
파문 때 일황이란 용어를 쓰기도 했다. 일황은 '일본 황제'의 줄임말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부터 언론이 천황에서 일왕으로 표현을 바꾼
것을 감안, 천황과 일왕의 중간영역쯤 되는 말을 고른 것 같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경우 국제외교관례에
따라 호칭을 부를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언론이나 학계가 어떻게 표
현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