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들러리가 아니다. 이젠 내가 월드 스타다.".

후인정(24·현대자동차써비스)이 16일(한국시각) 시작되는 남자배구
월드 리그를 앞두고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다. 후인정은 쿠바와의 개막
전에 오른쪽 주공격수로 나선다. 95년 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처음.

화교출신인 후인정은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 94년 한국에 귀화, 1년
뒤 소원을 이뤘지만 늘 후보신세였다. 김세진(삼성화재)이 버티고 있는
자리를 차고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난 3월 발표된 국가대
표 18명에 들고도 마음이 개운치 않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

지난 4월 한국배구대제전을 마치고 태릉선수촌에 재소집된 그는 진
준택 감독의 한마디에 귀가 번쩍 뜨였다.

"주전은 없다. 너든 세진이든 경기당일컨디션이 좋은 쪽을 내보낸다.".

진 감독은 배구대제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후인정의 활약상을
눈여겨봐뒀다. 당시 후인정은 98수퍼리그 때와는 현저하게 달라진 기량
으로 고비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해냈다. 김세진은 정반대. 무릎부상
과 체력저하탓으로 공격력이 둔화돼 현대와의 결승전에서는 실수가 잦
았다.

그런 와중에 무릎부상이 악화된 김세진은 최근 '한달 이상의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쿠바원정 멤버에서 제외됐다. 후인정
이 완전히 오른쪽 공격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부담도 커졌지만 이번
기회에 '2인자'의 오명을 씻겠다"고 벼르고 있다. 후인정이 자신의 장
기인 스파이크 서브와 백어택(후위공격)을 화끈하게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