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국을 뒤흔들었던 우편폭탄 테러범 세칭 유나바머에게 네번의
종신형에 30년을 더한 징역형이 선고되었다. 하버드 출신의 수학 박
사이자 버클리대 교수까지 지낸 데어도어 카친스키는 그러나 모든 진
실이 밝혀질 때까지 자신의 사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해 줄 것을 요구
했다.

과학기술 문명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으로 무려 17년 동안이나 우
편 폭탄 테러를 계속해온 그는 정부가 자신의 범행을 단순한 '개인적
복수심'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끝까지 기염을 토했다. 그는 종신형
과 함께 벌금 1천5백만달러와 향후 저술수입까지 모두 희생자 유족에
게 배상하라는 선고를 받았다.

정신분석가들은 그를 편집광적인 정신질환자로 진단했지만 그 스
스로는 결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기술은 인간의 자
유와 양립할 수 없다며 3만5천단어로 된 장문의 현대문명 비판문을
테러의 위협으로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하는 데 성공하
기도 했다.

재판은 이제 끝났지만 그가 남긴 메시지에 대한 세계의 논란은 당
분간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세계는여전히 그가 단순한 편집증환자에
불과한가, 산업화 기술사회가 진화시킨지적 사생아인가, 아니면 현대
기술문명의 반인간적 파멸성을 경고하는 고독한 카산드라의 절규인가
에 대해 설왕설래할 것이다.

그가 남긴 '반문명선언문'의 메시지는 엉뚱하게도 그의 사이버 팬
클럽까지 만들어내는가 하면 그에 관한 책까지 출간됐다. 그러나 그
의 자유를 위한 반자유, 인간을 위한 반인간적 행동으로 인해 그의
간과될 수 없는 메시지는 빛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