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염광여중 3년 박진영(15)양은 매주 두번 학교 인근 강북구 번
동3단지 복지관에 들른다. 수-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복지관 물리치료
실에서 2∼3시간씩 노인과 장애인들을 돌봐 온지 2년. 하루 40∼50명
씩 간호사를 도와 침상정리, 치료실 청소, 수건 빨래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처음엔 학교점수 때문에 의무적으로 했어요. 그러다 봉사활동 자
체가 즐겁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간호사, 복지사 언니들과도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정이 들었고….".

덕분에 박양의 봉사활동은 의무봉사시간 15시간을 훨씬 넘겨 매년
1백시간 이상이다. 사회복지사 이시연(26·여)씨는 "중고생들은 대강
시간 때우는 식이지만 진영이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진영양의 가정형편은 마음만큼 풍족한 것은 아니다. 혼자
서 가정을 꾸리는 어머니(44)가 아침 일찍 출근해 밤 10시쯤에야 돌아
오기때문에 집안 일은 진영양의 몫이다. 청소와 설거지, 저녁준비, 그
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동생(12)의 장난을 받아 주는 것도 진영양
이 해야할 일이다.

"자주 앓는 엄마가 안쓰러워요. 너무 무리하시는 것 같은데도 매일
일하러 나가시는 엄마를 보면…." 엄마를 생각하는 진영양의 눈가가
붉어졌다.

진영양은 반에서 5등안에 드는 우수한 실력. 실업계 고교로 진학할
생각인 진영양은 "엄마는 대학을 가라고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 기술
을 익혀 빨리 취직하고 싶어요. 첫 월급을 받아 엄마께 안겨 드리고
싶거든요." 이러한 효심이 알려지면서 진영양은 5일 서울시가 주는
'소년소녀상' 대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