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국민들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희한한' 정당분포를 만들
었다. 제1당은 65석을 얻은 중도좌파의 노동당. 다음은 각각 25석씩
얻은 진보당(극우)과 기민당(중도), 23석의 보수당(극우), 11석의 중
앙당(중도), 9석의 사회주의 좌파, 6석의 자유당(중도) 등의 순이었
다.
현재 연정을 구성해 집권하고 있는 정당은 기민-중앙-자유당의 3당
이다.
연정 3당의 의석은 제1당 노동당보다 23석이 적은 42석. 하원 전체
의석 1백60석의 25%선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작년 총선 이전까지 좌파연정을 구성해 장기집권한 노동
당의 야그랜드 전 총리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는 선거운동때 노동당이
그 이전 선거에서 올렸던 득표율 36.9% 이상을 얻지 못하면 무조건 정
권을 내놓겠다고 했다. 실제 35%를 얻자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러나 미니 소수연정이 벌써 집권 7개월이지만 '여소야대'이기 때
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이른바 '1백일 밀
월기간'이 지났음에도 '정국혼란'이란 말을 들을 수가 없다. 어째서
그럴까.
우선, 최고 선진국으로 나라가 극히 안정됐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오랜 다당제 및 연정 전통과 높은 수준의 국민 정치의식, 대화와 토
론, 타협에 익숙한 정치풍토 등도 모두 그 원인들이다. 이런 배경말고
보다 직접적인 비결을 들라면 능숙한 '사안별 정책연합' 솜씨다. 세금
환경문제 등 어떤 현안이라도 생기면 연정 3당은 머리를 맞대고 토론
을 벌인다. 그리고 합동 당론이 정해지면 과반수 지지선 확보를 위해
즉각 야당들과 개별협상에 들어간다. 해당 사안에 생각이 같은 야당이
나타나면 그 당과 곧바로 제한적인 정책연합에 들어간다.
거대 제1야당인 노동당도 연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야당이라고
무조건 반대만 하는 풍토가 아니니까 가능하다. 특정사안을 놓고 집권
연정의 한 당이 반대, 이탈하고 다른 야당들이 다른 집권여당과 연합
하는 경우도 있다.
당보다 정책중심으로 연합이 수시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풍토가 자리잡으려면 정당의 정강이나 정책부터가 구체적이고
차별적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신 여소야대' 때문에 이른바 '정계개편'
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정계에 노르웨이 사례는 연구대상이 될듯하
다.
(* 김광현특파원·kh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