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회유 압박에 20여명 흔들…야당은 초강공으로 맞서 ##.
한나라당 서정화 이강희 서한샘 의원 등 인천 출신 국회의원 3명이
4월 27일 탈당, 국민회의로 옮겨가면서 여권의 '야당 의원 빼가기', 이
른바 정계 개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여소야대'의 국회 의석 구조를
'여대야소'로 바꾸려는 여권의 시도가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지지부진했던 야당의원 영입 작업이 이처럼 갑
자기 급진전되고 있는 것은 현 여권을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축 가운
데 그동안 의원 영입에 소극적 입장이었던 국민회의가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권은 정계 개편과 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 간에 상당한
견해차를 보여 왔다. 연합 여당의 메이저인 국민회의는 가능하면 큰 판
을 바꾸는 형태로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그 적절한 시기를 보고 있
었던 반면, 자민련은 가능하면 개별 영입을 통해 여권의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런 양자간의 입장 차이는 각기
향후 정치적 구상이 서로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자민련은 한나라당을 이탈하려는 의원들이 정서적으로 바로 국
민회의로 옮겨가기는 어렵다고 판단, 가급적 빨리 의원 빼오기에 시동
을 걸어 대선 직후 49석이었던 자민련 의석을 늘리면서 과반 의석을 채
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는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거야 한나라당의 결사 반대로 김종필 총리 임명 동의안 처리가 좌절된
데 대한 분풀이와 함께 하루 빨리 과반 의석을 확보해 '총리 서리'란
꼬리를 떼야 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이런 방침 아래 자민련은 그동안 한나라당 김종호 박세직 두 민정계
중진의원에 이어 오장섭 의원까지 영입, 모두 3명의 한나라당 의원을
빼가는 실적을 올렸으며, 지금도 한나라당 내 자민련 출신 의원과 민정
계를 중심으로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국민회의는 기본적으로 개별 영입보다는 정치권 판도를 근본적
으로 바꾸는 대규모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가 성숙되기를 기
다리겠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지난 4월 10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
를 계기로 한나라당이 양분되는 상황을 설정하고, 한나라당 분열이 현
실화되면 이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정계 개편을 시도하겠다는 것이었
다.
국민회의는 이렇게 해서 한나라당이 양분돼 두 개 또는 세 개 정도
로 분열돼, 정당 구조 자체를 4당 체제 또는 그 이상의 다당 구조로 바
꾼 뒤 상황에 따라 정치적 연대를 해 나가는 식으로 정국을 운영해 나
갈 생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이른바 '디바이드 앤 룰(Divide & rull)'
전략을 구사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국민회의 측의 이런 전략은 한나라당이 '4·10' 전당대회에서
조순 총재를 재추대하고, 각 계보 중진들이 부총재를 맡는 집단 지도
체제로 전환해 일단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휴전 상태로 들어가면서 난
관에 봉착했다. 기대했던 한나라당의 분열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
히려 대여공세를 대폭 강화해 나가자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게됐다는 것이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대행이 지난 주 후반 '야당 의원들
에게 문호 개방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어 김대중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 다수가 정계 개편을 해서라도 정국 안정을 실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국민회의 측은 본격적인 야당 의원 영입 작업에 들
어갔다. 그 첫 작품으로 인천 출신 의원 3명을 영입한 데 이어 수도권
의원들을 대상으로 추가영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의 이런 강공에 한나라당은 인천 의원 3명에 이은 후속 탈당 예
상 의원 20명의 리스트를 작성, 당 지도부가 개별 접촉을 통해 진의를
확인하고 설득에 나서고 있으나 동요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분위
기다.
한나라당이 예상하는 '탈당 후보'는 서울 지역의 K·P·N·L의원,경
기 지역의 K·L·L·P의원, 인천 지역의 S·L·L·L의원, 대구 지역의
자민련 출신 P·A·L의원, 강원 지역의 자민련 출신 Y·H의원, 충청권
의 S·K·L의원, 경북의 J·C·K의원 등이다.
당 지도부는 이들 탈당 예상 의원들 중 충청권 출신은 지역 정서상
도저히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 양해를 하는 분위기이나
다른 의원들의 경우는 개인적인 약점을 잡혔거나 다른 대가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여권의 집중 공략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수도권의 일부 의원들에게는 사업상의 애로를 해결해주
겠다는 명분으로, 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들게는 재
판에서 '선처'를 해 주겠다는 식으로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리 연
루설이 나도는 수도권과 영남권의 일부 의원들에게는 '사정 위협'을 하
고 있다고 한다. 인천 지역 의원들에게는 다음 총선에서 자민련과의 연
합 공천 보장을 조건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얘기들이다.
당 지도부는 그러나 이들 중 경기 지역의 2·3명과 충청권에서 1명
등만이 심한 동요를 보이고 있어 추가 탈당은 4·5명을 넘지 않을 것으
로 보고 있다. 이들 외에 강원 지역 의원들은 조순 총재 재추대 이후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인천 의원들도 이미 탈당한 사람들 외에
는 당분간 추가 탈당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특별히 심하게 동요
하고 있는 다른 의원들도 "지방선거 이전에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만큼, 일단 지방선거 때까지 대규모 이탈은 없을 것
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앞으로 10여명이 더 탈당해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이 곧 무너질 것"이라며 각개 격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
당 관계자들은 "당장 탈당이 확실시 되는 사람이 경기 지역에서만 K·L
의원등 두 명이상"이라며 "이들의 탈당에 이어 후속 탈당이 계속될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물꼬만 터지면, 1·2·3차에 걸쳐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이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입당할 것"이라며 "한나라당 과반 의석 붕괴는 시
간문제"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여권은 향후 후속 탈당자들은 주로
자민련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구체적으로 충청권의 L, 강
원권의 자민련 출신인 H·Y의원 등을 거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다음 총선에
서의 승패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지금 당장은 DJP 연합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16대 총선 때가 되면 현 여권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어, 여권의 기대만큼 그렇
게 큰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 중 서울 출신 의원들이 거의 동요가 없는 것이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란 것이 당 지도부의 설명이다. 당장 현안으로
닥쳐온 실업 문제에 대한 미흡한 대응과 새 정부 출범 후 지역 편중 인
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김대중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의원들의 동요가 머지 않아 가라앉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런 판단 아래 한나라당은 여권의 강공에 초강공으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4월 27일 국회에서 '김대중 정권의 야당 파괴 규탄 대
회'를 시작으로 초강경 대응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여권의 야당 파괴 공작이 계속될 경우 장외 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
어서 5월 중순으로다가온 15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문제를 둘러싼 여·
야 대립과 맞물려 정국은 급속 냉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