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은 20일 장관 취임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재외공관장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기도 전에 뼈아픈 충고부터 했다. 그동안
우리 재외공관의 고질병처럼 돼온 외교관들의 공항 영송, 골프, 포커 등
공개회의에서 거론하기엔 뭣한 이야기까지 모두 들추어 낸 것이다. 그러면서
박 장관이 주문한 것은 '발로 뛰는 외교'였다.

박 장관은 공관장회의 개회사 말미에 "귀에 거슬리는 점이 있어도 너그럽게
양해하고 들어달라"고 운을 뗀 뒤, 거의 매일 주재국의 기업인 은행가 등과
만나 우리의 투자환경개선 노력을 설명하고 통상현안 및 주재국 산업동향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공관장의 관저로 주 2회이상 경제계
인사들을 오찬과 만찬에 초청해 협조인맥을 구축하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그동안 우리 공관장들이 의례껏 해오던 사교적인(?) 오찬-만찬 행사는
필요없다는 지적이다.

박 장관은 또 주재국 경제단체 등이 주관하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해 우리의
IMF개혁이행, 규제개혁 노력을 설명하고 불만사항과 대책을 파악해 보고할
것을 지시하면서 "우리 기업인이 현지에서 개최하는 투자유치 설명회에도
공관장들이 직접 참석해 정부 차원의 관심을 쏟아줄 것과 아울러 직접 이러한
행사를 만드는데 앞장서라"고 요구했다.

박 장관은 "공항영송을 될수 있는한 최소화하고, 골프를 치되 주로 우리
교민하고 친다는 비판에 유의, 주재국 인사와 어울림으로써 이를 외교활동의
일환으로 활용해달라"고 부탁한 뒤 "더러는 포카 등 불건전한 행위가 있다는
비난이 있음을 유의하고 공인으로서 모범적인 사생활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주한대사 등이 하루도 빠짐없이
정부관계자 업계 언론계 학계 민간인 등을 두루 접촉하는 '발로 뛰는 외교'를
하고 있다고 전하며 공관장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박 장관은 끝으로 "전 공관장과 공관원의 수출증대, 투자유치 확대, 대외
신인도 제고활동을 수시로 점검해 앞으로 (인사에) 참고할 것"이라
말해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의례적 회의라고 생각했던 공관장들은 예상치
못한 박 장관의 주문이 쏟아지자 일일이 메모했다. < 김인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