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 이후에도 우리 TV에는 드라마가 너무 많고, 내용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가
14일 발표한 '98 봄 드라마 분석'은 TV 3사 '개혁' 약속이 공염불이
됐음을 드러낸다.

이 분석은 3월2일 기준으로 드라마 편수가 33편(3천7백85분)으로
전체 방송시간중 15.8%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채널별로는 MBC 12편,
SBS 8편, KBS2 7편, KBS1 6편 순이었다. 방송사 IMF 개편후 TV 방송
시간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편성비율은 오히려 1.6% 증가했다.

여기에 제작비 절감을 내세운 드라마 재방까지 합치면 드라마 편
수는 40편, 18.8%로 껑충 뛴다. 영국 BBC 3∼4%, 일본 NHK 6∼7%, 독
일 ARD 8∼9%와 비교하면 한국 드라마 비율은 이미 정상궤도를 이탈
했다. KBS MBC가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방송위는 "시
청자 선택권 축소를 비롯한 역작용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양뿐 아니라 질에서도 역기능은 심각하다. 시청률에 따라 내용 수
정, 편성 조정, 제작진 교체같은 변칙운영도 서슴지 않는다. MBC '사
랑'은 1∼4부작가 주찬옥씨에서 6∼8부 추영미씨, 9부이후 최진원씨
로 교체했다. KBS2 '맨발의 청춘'은 5부작부터 전산PD를, '사랑'도 3
부작부터 이창한PD를 공동연출자로 투입했다. 방송위측은 "시청률을
의식한 행태"라고 풀이했다.

시청률이 높으면 시청자와 약속을 어기는 연장방송이 관례가 됐다.
KBS1 '용의 눈물', MBC '육남매' '그대 그리고 나'등 시청률 톱10에
들었던 드라마는 예외없이 엿가락처럼 늘여 내보내고 있다. 방송위는
"일부드라마에 폭력행위 과다 묘사와 간접광고가 여전하다"며 "낮시
간에 KBS2 '맨발의 청춘' SBS '옛사랑의 그림자' '3김시대' 등을 재
방송, 어린이-청소년 시청자에게 부적절한 내용을 노출시킨 것도 문
제"라고 지적했다.

방송위는 "충분한 준비없이 서둘러 만드는 제작관행, 시청률로 재
단하는 편성관행이 근본 문제점"이라며 "드라마 축소와 사전 전작제
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안으로는 전문 독립제작사 육성, 신인
제작자 발굴을 제시했다. ( 진성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