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신임 최종률(61) 사장, 신임 박성용 이사장이 1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전당내 오페라극장에서 가졌다. 두 사람은 문화예술계
에서 흔히 단체장의 조건으로 얘기되는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문화
예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이미 정평이 있는데다가 지금 예술의
전당 운영에 절실히 요구되는 경영마인드가 탁월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전당의 변화에 거는 일반의 기대가 크다.
최종률 사장은 언론인 출신. 중앙일보 주필-전무, 경향신문 사장, 예
술의전당 후원회장을 지냈다. 박성용 이사장은 학자출신 기업인. 서강대
경제학교수, 금호그룹 회장을 거쳐 현재 금호그룹 명예회장, 금호문화재
단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같은 이력의 소유자들이 나란히 기자회견을 하
는 모습은 올해로 개관10년을 맞은 예술의 전당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
다.
최 사장과 박 이사장은 한 목소리로 "예술의 전당 위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IMF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일을 좀
저지르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꼽은 최우선과제는 전당 위상의 괄목
할 향상과 재정적 기반의 확립. 예술의전당 올해 예산 206억원은 국고보
조16%, 공익자금 19%, 자체 수익사업 65%로 짜였다. 정부산하 복합문화
예술공간으로서 재정자립도 60%가 넘는 곳은 드물다. 전당은 10년새 그
만큼 성장했다.
최 사장은 "예술의 전당은 문화기관이지만 경영은 철저히 기업방식을
따르겠다"고 했다. 질좋은 문화상품을 만들고, 고객을 앉아서 맞기보다
적극 찾아나서며, 이를 통해 운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 공
연기획과 대관 같은 수익사업은 품질과 판매로 승부하고, 기부금과 후원
금을 적극 유치해 재정적 기반을 다진다는 것. 이를 위해 "대관심사때
전당직원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질을 우선적
으로 고려하고, 오케스트라같은 전속단체는 창단보다는 계약단체 확보방
식으로 대처하겠다"고전했다. 최사장은 국립극장 산하단체와의 협력을
포함한 구조조정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것임을 비쳤다.
박이사장은 "대통령을 포함한 지도층인사들이 예술의 전당을 자주 찾
으면 관객 저변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 호텔 레스
토랑을 전당에 유치해 연주장이나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칵테일이라도
한잔 나누는 고급사교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최사장도
"만남의 광장, 미술관앞 소공원, 우면산 한국정원에 대중 프로그램을 기
획, 청소년들이 입장권 없이도 전당을 찾아 문화와 여가를 즐기도록 배
려하겠다"고 했다.
( 김용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