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요즘 민주주의 토론이 벌어지고있는 것일까. '자유'와
'민권' 등 생소하던 용어가 유행어가 되고, 판매금지 대상이던 반공
경제학자 하이에크의 저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아주주
간 최신호에 따르면, 천안문사태로 잠잠했던 민주화 바람은 아래가
아닌 위에서 불어오고 있다. '정치개혁과 경제개혁은 이인삼각'이라
는 지도부의 판단이 만든 봄바람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새로운 '백화제방(의견발표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정치
적 분위기)'의 문턱에 서있기라도 한 것일까. 중도파는 '국유기업
민영화'와 '경제개혁', 우파인 자유파(자유파)는 '직접선거'와 '법
치', '공민권 확대'와 '작은 정부의 구현'을 외치고 있다. 전직 관
리와 베이징(북경)대학교수들도 "권력 집중에 따른 체제 붕괴를 막
으려면,관료주의를 철폐하고, 직접 선거로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베이징대학의 한 법학 교수는 최근 '반파(판법·
방법)'라는 잡지에서 공산당은 정부와 의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
인대),사법부, 군부 등에 대한 권한을 명백히 규정, 당의 권력남용
을 방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책에서도 감지된다. 류지(유길) 사회과학원
부원장이감수한 '자오펑(교봉)'이란 신간이 한 단면이다. 지난 20년
간 중국 사상해방 운동사를 기술한 이 책은 국가 체제개혁 위원회가
발행하는 '개혁보'에 연재됐다. 그리고 장쩌민(강택민) 총서기를
'정치개혁의 십자군'으로 묘사, 고위층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장쩌민은 물밑에서 개혁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그는 오는 12월
의 등소평개혁 20주년 기념행사 준비를 지시, 개혁파를 지원했다고
한다. 3월에는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사상해방을 촉구했고, 사회과학
원에 선거위원회 구성과 정당법 제정을 포함한 정치 개혁 청사진 마
련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 지도부가 '민주화 실험'을 어디까지 진행할 지는 두
고봐야 한다. 그 첫 가늠자는 오는 5월4일 베이징대학 개교 1백주년
기념식. 천안문 사태의 진원지인 베이징대학에서 장쩌민이 행할 연
설 내용에 최근의 분위기가 어떻게 표현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있
다. (김성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