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졌는데도 MVP로 뽑히게 돼 미안한 마음입니다".
허재(33.기아)가 91년과 '94-'95농구대잔치 이후 처음으로 MVP 트
로피를 받아들고 다소 멋적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마시절의 영광을 일거에 퇴색시키듯 내내 벤치에서 울분을 삼켜
야했던 그는 올 챔피언전에서는 지난해 원년리그 챔피언전때와는 아주 대
조적이었다.
`호화군단' 현대에 `노련미'의 기아가 도전한 이번 챔피언전은 비
록 현대가 막판 역전으로 챔피언에 올랐으나 허재의 존재를 확인한 대회
였다는 평가다.
프로들어 긴 슬럼프속에 망각된 존재로 흘려갈 뻔 했던 그가 1년만
에 명예를 회복한 것.
1,2차전에서 각각 29점, 30점을 기록, 원정 2연승을 이끌었던 허재
는 챔피언전의 향방을 가늠할 5차전(17점)에서는 4쿼터 막판 동점 3점포
와 결승 미들슛을 날렸고 6차전서도 승리를 주도했다.
허재의 부활은 부상의 악조건을 딛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
적이다.
그는 1차전부터 부상에 시달렸지만 위기때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여지없이 슈퍼스타의 면모를 드러냈다.
때문에 주위에선 `엄살' 혹은 심지어 `쇼' 아니냐는 억측이 나돌기
도했다.
시즌내내 그를 괴롭혀온 허리통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상태다.
허재는 "앞으로 2-3년을 더 뛸 수 있다. 이제 감각을 되찾은 만큼
앞으로 더 멋진 플레이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깨끗이 은퇴하고 싶다"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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