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중(22)은 따로 예명을 만들지 않았다. 남자 같은 이름이 좋아서
다.그는 이름처럼 씩씩하다. 고운 얼굴에서 투박한 허스키 보이스가 쏟
아져나온다. 그 쉰듯한 목소리가 뜻밖에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힘을 발
휘한다.
"목소리 탓에 대사 전달이 잘 안된다고들 하세요. TV 출연에도 조금
은 지장이 돼요." 하지만 그는 아랑곳 않는다. 그렇게 당당하고 밝으니
데뷔작이 '투캅스3'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김보성 파트너로 뛰는 강력
계 형사 최은정 역이다. 위험한 두어 대목만 대역을 쓰고 모두 직접 때
웠다. "몸을 많이 굴리다 보니" 타박상도 많이 입고 온몸에 멍이 들었
다 한다.
"최은정은 '여자가 무슨 형사'라고 무시하는 악조건을 억척스럽게
뚫어냅니다. 그렇다고 거칠게만 나가지는 않아요. 커피 심부름도 마다
않는 유연함이 있지요." 이를테면 '영리한 터프 레이디'라는 얘기. 실
제 권민중을 이르는 표현 같다.
올해 청주대 한국무용과를 졸업한 이 청주 아가씨는 "미스코리아(96
년) 경력이 연예활동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고 거북해 한다. "모두
'미스코리아'라는 거울로만 저를 보려 하거든요." 그래서 '투캅스3' 오
디션에는 프리미엄 없이 1천여 응시자중 하나로 도전했다.
'투캅스3'엔 로맨스가 없어 아쉬웠단다. 이미지가 고정되지나 않을
까 내심 걱정도 있다. "그래서 다음엔 여성스러운 멜로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잘해낼지 부담이 컸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고나니 자신
감이 붙데요.".
그는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 오태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