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는 최악의 상황이라도 절망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켄터키 가드 카메론 밀스) 31일(한국시각) 샌안토니오 알라모돔에서 벌
어진 미대학농구 결승전. 켄터키대가 유타대에 78대69로 역전승을 거두
자, 시선이 흑인감독 터비 스미스(46)에게 쏠렸다. 흑인 농부의 아들 스
미스가 농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건 1966년. 흑인민권운동이 타오르던
시기였다. 그해 대학농구결승에서 주전이 모두 흑인인 웨스턴 텍사스대
가 흑인선수를 거부한 '순백의 팀' 켄터키대를 꺾고 우승하는 광경이 깊
은 감명을 줬다. 스미스는 "농구로 성공하겠다"고 결심했다.
31년 뒤인 97년. 조지아대 감독이던 스미스가 보스턴 셀틱스로 옮
긴릭 피티노 후임으로 켄터키 감독으로 부임했다. 한 친구는 조심스레
충고했다.
"자네 신변이 염려되네. 이곳은 아직 흑인감독을 맞을 준비가 안됐
어. 경기에 지고나면 '멍청한' 감독이 아니라 멍청한 '검둥이' 감독으로
조롱받을걸세.".
스미스가 처음 팀을 맡았을때 켄터키팀은 주전이 대부분 떠난 '백
지상태'였다. 시즌전 예상순위는 16위. 2년연속 대학결승에 진출한 그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 29승4패. 랭킹
7위로 남부지구 2번시드를 받았다.
토너먼트의 숱한 고비를 넘으며 결승에 올라 맞붙은 팀은 유타대.
공교롭게 백인 선수들이 주류였다. 31년전 그 대학결승전에 대한 기억이
머리를 맴돌았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전반에 31 41, 10점차로 뒤졌다. 스미스는 잠
자고 있던 선수들의 투지를 끌어냈다. 후반 7분16초, 토너먼트 MVP 제프
세퍼드(16점)가 가로채기에 이어 폭발적인 덩크로 뒤집었다. 60 58. 이
후 한차례역전이 있었지만 승기는 켄터키가 잡은 상태였다. 세퍼드는 경
기후 "스미스에게 우리는 코트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무엇이 옳
고 그른가를 구별하는 지혜를 배웠다"며 "오늘 영광은 모두 그의 것이다"
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위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