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의 흥행 성공으로 세계 크루즈(cruise) 여객선 업
체들이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비규환의 무도회장, 얼음장
같은 바다에 1천5백여명 익사'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이
영화속의 '가짜' 러브 스토리에 더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29일자 뉴욕타임즈는 '타이타닉'의 호황 덕분에 '선박 여행에 악영
항을 주지나 않을까'했던 일부 업체들의 당초 우려와는 정반대로, '홀
란드아메리카'사의 경우 작년에 비해 15% 예약이 늘었고, '북미여객선
협회'는 전반적으로 예약이 작년에 비해 7% 올랐다고 밝혔다. 또 타이
타닉호의 선주였던 '화이트 스타 라인'을 인수한 커나드사의 대서양
횡단여객선 '퀸 엘리자베스2세'도 다음달 15일부터 시작하는 올해 첫
3차례의 운항에 대한 예약이 완전히 매진됐다는 것. 매월 11만건 정도
였던 이 회사의 인터넷 웹사이트 이용 건수도 영화의 판촉이 시작된
작년 12월엔 무려 96만3천건으로 뛰었다. 현재 여객선 이용객들의 평
균 연령은 44세지만, 영화가 빚어낸 러브 스토리로 인해 20대들의 예
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여객선 업체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타이타닉호의 비극에 대한 '경계심'도 많다. "살아있는 동
안에는 결코 여객선을 안타겠다"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여객선에 오
르면 제일 먼저 구명 자켓의 수부터 세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타임즈
는 전했다. 여객선 업체들은 타이타닉호의 침몰 이후 여객 수만큼 충
분한 구명자켓을 구비토록 법으로 의무화돼 있다.

(뉴욕=이철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