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고 히트작으로 꼽혔던 신세대풍 'OB 라거' CF가 복고
풍 패러디 기법을 수용해 'IMF식 변신'을 시도했다.만화주제가 '짱가'
를 배경으로 뛰는전원주('데이콤 002') 앞에 "랄랄라"도 무릎을 꿇은
것일까. 새 'OB 라거'는 60년대 청춘영화 리메이크다.

"나 잡아 봐아라∼." 신인 모델 김혜은이 봄꽃 만발한 동산에서
달리다, 돌부리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넘어진다. "아∼, 아퍼
라." 놀라 뛰어온 박중훈이 여자를 부축하다 지긋이 얼굴을 바라본다.
"우리 뽀뽀나", 두 얼굴이 접근한다. 여기까지는 영락없는 신성일-엄
앵란영화다. 이때 불청객 최종원이 나타나 캔맥주를 들이밀고 거품을
튀기며 딴다. "오징어나 땅콩, 라거 있어요." 성우도 60년대 신성일
엄앵란목소리를 전문으로 더빙했던 이강석 고은정씨가 맡았다. 배경
음악으론 당시 유행하던 백설희의 '아베크의 토요일'을 깔았다. 여자
주인공으로는 연예인을 포함해 모두 3백18명에 이른 지원자중 "30년
전 문희가 살아 돌아온 것 같다"는 평을 얻은 무명 김혜은(20)이 발
탁됐다. 스튜디오에 잔디와 꽃, 소나무까지 옮겨다 심고 두달 넘게
촬영했다. 인쇄매체에선 경제난 속 소비자를 겨냥한 '화살표 광고'들
이 눈길을 끈다.

경제지표가 그야말로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서, 조선일보를 시작
으로 일간지들이 1면 귀퉁이에 환율, 주가, 금리를 화살표로 정리해
보여주는 데 착안했다.

보해양조 인쇄광고 '거꾸로 가는 곰바우'편은 "자기 이익을 줄
이면 세상이 편안해집니다"라는 카피로 곰바우 소주 값을 내렸다고
화살표로 알린다.

내려가는 곰바우 녹색 화살표에,물가 등을 의미하는 회색빛 작은
화살표들이 올라가는 모습을 대비한다.

대우전자 신문광고 '실속형'편도 '탱크 제품으로 실속 챙겼다'라
는 제목 아래, 7가지 전자제품 가격인하를 상품정보와 함께 안내한다.
대홍기획 서양희 차장은 "복고 패러디나 화살표 광고 유행은 광고제
작자들에게 'IMF시대'라는 개념이 가장 중요한 고려대상이 돼 있음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 진성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