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4월1일부터 본격 '빅뱅(Big-bang:금융개혁)시대'의 막을 올린
다. 작년에 개정된 외환관련법, 독점금지법, 중앙은행법 등이 일제히 시
행에 들어가면서 금융의 자유화, 국제화, 공정화를 기본축으로하는 금융
대개조 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일본판 빅뱅은 다음달부터 2001년까지 일정표가 빡빡하게 짜여져 있
다. 개혁을 선도하는 것은 자유화 물결이다. 4월부터 금융업 상호참여 허
용으로은행, 증권, 보험간의 벽이 급격하게 무너질 것이다. 보험회사에서
은행 종합계좌를, 은행 창구에서 투자신탁상품을 파는 '종합금융시대'가
도래할 예정이다. 일임매매와 투자신탁을 접목한 일명 '랏프로'를 비롯해
예금, 보험, 신탁, 채권의 성격이 다양하게 혼합된 신종 금융상품이 쏟아
지면 금융계는 본격적인 가격파괴 시대로 돌입한다.

게임룰도 속속 바뀐다. 주식매매 위탁수수료는 다음달 5천만엔 이상
에 대해, 그리고 내년부터는 완전 자유화된다. 국제화 물결도 밀려온다.

외환취급 지정은행제 폐지 등 외환거래가 완전자유화되고 달러 등 외화예
금도 허용된다. 해외에 엔화 계좌개설과 해외증권사를 통한 주식매매위탁
도 가능해진다. 이와함께 내부거래 및 허위보고에 대한 징역형과 금융검
사감독체제 대폭 강화는 금융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
다.

독점금지법 개정에 따른 지주회사 설립은 금융계의 지각대변동을 예
고한다. 변화의 중심축은 은행, 보험, 증권을 한데 묶는 거대한 '종합금
융그룹'의 탄생이다. 사업효율 극대화라는 대의명분 아래 금융업계는 이
들지주회사 밑으로 '헤쳐모여' 할 것이다. 미쓰이생명보험, 사쿠라은행,
미쓰이신탁은행, 미쓰이해상화재보험 등으로 구성되는 미쓰이그룹은 벌써
부터 금융지주회사의 깃발을 올렸다.

빅뱅의 최종목표는 금융을, '재량행정'의 손아귀로부터 시장의 품으
로되돌려 주는 것. 1천2백조엔에 달하는 거대한 개인금융자산(미국의 2배)
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일본은 올해안에 법정비를
완료할 생각이다. 대장성은 이번 정기국회중 금융-세제 관련 24개법의 일
괄개정안(일명 금융제도개혁법안)을 제출하며, 빠르면 올 12월부터 시행
에 들어간다.

일본판 빅뱅은 '뉴욕'이나 '런던'보다 10년 이상 늦었고, 뒤쫓는 자
로서의 초조감이 있다. 더이상 금융개혁을 미룬다면 자본의 해외유출이
가속화되고 도쿄금융시장은 공동화될 것이라는 경고도 마음을 급하게 만
들고 있다.

(동경=이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