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종호 박세직 의원의 탈당이 30일로 예고되면서 여권의
호흡이 빨라졌다. 정계재편 시기를 한나라당의 4월10일 전당대회후,
또는 6월4일 지방선거후로 잡았던 여권이 최근 며칠사이 방향을 튼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위적인 정계재편은 없다"는 원론
에는 변함이 없지만 여권 지도부등이 연일 노골적으로 정계재편의
'군불 지피기'에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 문경 예천 보궐선거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은 붕괴
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자민련 박태준 총재는 28일 박기환 포항시장
의 자민련 입당식에서도 "정계개편 논의는 시대의 요청에 의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조세형 총재권한대행도 27, 28일 정당연설회, 간부간담
회 등에서 "한나라당의 운영에 불만을 품고 당을 떠나고자 하는 의원
들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문호개방' 방침을
표명했다. 조대행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여론 조사에서는 국민들
이 왜 정계를 재편하지 않느냐는 촉구가 70%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권 수뇌부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으로 정계재편의 분위기를 조성
하고 있는 셈이다. 자민련 박총재는 28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주례회
동에서도 자연스런 정계재편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양당간 속도와 방향에 있어서는 차이가 엿보인다. 국민
회의는 개별영입보다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던 구 민주계 인사
들과의 '동근론'에 입각한 대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접 입당 또
는 국민회의행의 징검다리로, 한나라당 집단 탈당→제4교섭단체 구성→
대통합의 수순을 제시하는 의원도 있다. 어떤 경우든 한나라당 전당
대회 직후 등 명분있는 시점을 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민련은 개별영입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이미 착수했다.
자민련은 김종호 박세직 의원을 받아들이기로 한데 이어, 충청-영남
권 의원 12∼13명의 영입을 위한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최병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