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과 연륜, 패기와 관록, 그리고 정열과 냉철함의 대결장.

31일 대전에서 막을 올리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현대-기아의 격돌은 이런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프로농구 원년 7위의
수모를 겪었던 현대는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4강전서 동양에 3 대 0
완승을 거두며 명가의 면모를 완전히 회복했다. 반면 정규리그서 쓰
러질 듯 비틀거리다 간신히3위를 차지했던 기아는 플레이오프에 들어
서면서 강인했던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스타군단' 현대는 이번 시즌 챔피언을 자신한다. 정규리그 MVP
에 빛나는 이상민을 정점으로 추승균-조성원이 내-외곽을 듬직하게
보좌한다. 뛰어난 탄력과 골 결정력 때문에 '최고 수입선수'로 꼽히
는 조니 맥도웰은 상대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또 주전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으로 체력면에서도 기아를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의 저력은 강동희의 이마에 패인 깊은 주름처럼 시간
이 가면서 더욱 강해지는 인상이다. 96∼97년 농구대잔치에서 꼴찌를
했다가 원년 프로농구 패권을 거머쥔 힘과 농구대잔치 7회 우승의 불
사조같은 전통이 큰경기를 맞아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평이다. 허-
동-만 트리오의 콤비네이션도 최근 급격히 상승리듬을 타고있다.

현대의 강점은 또 있다. 정진영, 유도훈, 이지승, 김재훈 등 별
도 팀을 만들어도 될 만큼 호화로운 벤치다. 이들은 언제든
베스트5의 교체로 들어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기아는 상대적으
로 주전들이 노쇠하지만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조동기의 가세가 든든
하고 클리프 리드의 골밑 활약이 눈부시다.

양팀의 정규리그 성적은 현대가 4승1패로 압도적 우세. 그러나
어느 전문가도 이 수치를 근거로 현대의 우승을 예단하지 못한다. 다
만 체력이 결정적 변수가 된다면 젊은 현대가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어린선수들이 주축인 현대가 농구경기에서 늘 찾아오기 마련인 승부
의 고비에서 머뭇거린다면 영광은 노련한 기아에 돌아갈 공산이 크다.
어느쪽이든 최종 챔피언은 7차전까지 가는 혈투끝에 탄생할거라는 예
상에는 모든 농구인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김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