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수뇌부가 잇따라 정계개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후 자민련
입당」이 임박해지는 등 정개개편 조짐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정계개편 움직임은 「4.2 재.보선」과 한나라당의 지도체제
개편을 앞두고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어서 재.보선과 한나라당의 「4.10 전당대회」
이후 현재의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로
변화하는 전면적인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권, 특히 자민련은 金鍾泌총리서리 인준문제 등 「여소야대」로 인한 정국운영의
어려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정계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탈당 가능한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물밑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측은 여권의 이같은 움직임을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도」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탈당의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안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지도체제 개편 문제를 놓고 당내갈등이 빚어지고 있어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있다.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정계개편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金大中대통령의 발언 때문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28일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趙대행은 그러나 『한나라당의 정책방향과 당운영에 대해 불만을 품고 당을
떠나고자 하는 의원들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자발적으로 탈당하는 의원들은 받아들이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또다른 핵심당직자도 『한나라당 의원들중 우리 당에 오고 싶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타진해온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발적으로
들어오겠다는 의원들까지 막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회의측이 이처럼 한나라당 의원의 개별영입에 대해 종전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자민련측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

당의 한 한 핵심관계자는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金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우리당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자민련은 한나라당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여권행에
대한 책임과 비난은 국민회의가 받고 자민련은 실속만 챙긴다는 당내 불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국민회의는 아직까지는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개별영입 보다는
「세력 대 세력의 연합」이라는 보다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당장 여권에 입당하기 곤란할 경우
무소속구락부 등을 만들어 본격적인 정계개편시 자연스럽게 합류하는 수순을 밟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함께 국민회의는 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내 민주계 출신과의 연대를 통해
「개혁세력 대연합」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

자민련은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개별영입을 통해
「몸집」을최대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金鍾泌총리서리 임명동의안이 아직 처리되지못한데서 보듯 「巨野」인
한나라당이과반수를 무기로 사사건건 공동여당의 발목을 잡을 경우 책임있는
국정운영이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자민련은 「JP 총리인준」 문제도 그간 한나라당에 대한 저자세의
협조요청 방식이 아니라 의원 개별영입을 통한 확실한 수적 우위를 통해
해결하려는 쪽으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물론 의원 영입을 공개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자칫 한나라당을자극,
「北風파문」이후 가까스로 진정국면을 맞은 정국이 또다시 경색되는 것은
막겠다는 원려(遠慮)다.

여기에는 한나라당 의원 영입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깔려 있다. 중진인
金宗鎬 朴世直의원의 입당은 이미 예고된 상태고, 수도권의 L, 영남권의 K의원의
입당 가능성도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또 崔珏圭강원지사의 입당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강원도 출신 柳鍾洙 黃鶴洙
韓昇洙의원의 동반 입당을 유도하는 한편, 대선직전 자민련을 탈당한 李義翊
安澤秀 朴鍾根 李在昌의원의 복당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당수뇌부는 내달 2일 경북 의성등 4개지역 재.보궐선거 결과가 李洪九
李壽成 전고문의 새정부 참여로 이미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판단, 이번 선거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한나라당

당 중진인 金宗鎬 朴世直의원 등 일부 소속의원들의 이탈
움직임에때맞춰 자민련 朴泰俊총재와 국민회의 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정계개편의
필요성을거듭 제기하고 나서자 여권의 정계개편 추진계획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정계개편 추진 시사 발언을 거듭해온 자민련 朴총재가 27일
문경.예천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은 붕괴돼야 한다』고 말한데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朴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결국 『인위적 정계개편은 없다』는 金大中대통령의
공언이 「허구」임을 반증하는 것이자, 자민련이 정계개편의 「선봉장」임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이날 李漢東대표의 긴급 기자회견과 孟亨奎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본격적인 대여(對與)공세에 나서는 한편 당내 일부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한
「집안단속」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孟亨奎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풍문제의 왜곡 및 호도를 통해 한나라당 때려잡기를
시도하다 실패한 집권여당이 이제는 앞뒤 체면 안가리고, 「야당파괴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면서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위세나 부리며 몸을
낮추고 있던 자민련이 「야당파괴」에 앞장선 모습을 보며 집권세력의 음모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직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孟대변인은 이어 여권의 정계개편 시도를 「정당정치의 틀을 깨뜨리고, 민주정치를
말살시키려는 음모」라고 규정하고 『우리당은 하나로 똘똘 뭉쳐 이같은
반민주적폭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탈당움직임에 대해선 묘책을 찾지 못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당지도부나 중진들이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지도체제 개편문제 등 당내
상황과 맞물려 이들의 설득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