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등 여당은 23일 권영해 전 안기부장의 북풍사건의 배후로 한
나라당을 직접 거명했다. 정치권에서 한발 빼려던 지난 주말까지의 분위
기와는 1백80도 달라진 자세다. 이는 북풍문제에 대해 여야간 충돌이 불
가피해도 정면으로 부딪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강경기조는 국민회의 중심권에서 하루종일 감지됐다. 조세형 총
재권한대행은 간부회의에서 권 전부장을 중심으로 한 안기부의 북풍공작
의 배후로 '한나라당'을 적시했다. 조대행은 또 북풍이 한나라당의 이익
을 위한 것이었다면 정치적 연관성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 여야를
막론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정재문의원의 북측인사접촉사
실을 지적하면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안기부와 한나라당의 커넥션에
대한 수사에 '중대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까지 말했다.

[[북풍대치] 한나라, "여핵심 관련" 국조권발동 결의 ]

[[자민련] 북풍속 "보수색 분명히" 독자노선 ]

[[정보위] 북풍 국정조사 논란…"문건공개" 설전도]

정동영대변인도 "한나라당이 북풍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가소로
운 일로 적반하장"이라면서 "북풍공작은 바꿔말하면 한나라당의 당선공작"
이라며 한나라당을 북풍의 진원지로 단언했다.

간부회의는 또 북풍공작을 "반민족적 행위로서 단죄해야 할 역사적 범
죄행위"라고 규정하고, 북풍공작을 3단계로 정리했다. ▲지난해 12월18일
까지의 대선 북풍공작을 1단계 ▲정권교체후, 또는 새정부출범이후 안기
부에서 이뤄진 이대성문건을 포함한 문건공작을 2단계 ▲북풍과 관련한
수구공안세력들의 신변안전을 위한 저항과 음모를 3단계라고 주장했다.

권 전안기부장의 자살미수 등 일련의 행위는 2단계 문건공작에 이은
3단계 수구공안세력의 공작이라면서, 한나라당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한 간부회의 참석자는 "한나라당이 투표전날인 지난해 12월17일 당 대
변인을 통해 '서울에 붉은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바라는가'라는 공작적
성명을 발표했다"면서, 이를 북풍공작, 문건공작과 같은 맥락으로 단정
했다.

이로써 북풍사건은 새국면에 진입한 듯하다. 이미 안기부는 이대성
문건에 거명된 국민회의 의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칼날을 야당으
로 돌리기위한 예비수순인듯 하다. (김민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