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 등 매스컴을 통해서 촌지문제가 자주 거론되는데, 일선
교단에 서있는 사람으로서 얼굴이 뜨겁고 곤혹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촌지문제가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이었습니까? 교육을 한다는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합니다. 왜 오늘의 우리 교육계가 이토록 황폐하고 만신
창이가 되었을까요. 단견일지는 몰라도 이것은 몇몇 학부모들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큰 책임은 교육자들에게 있다고 솔
직히 시인하고 싶습니다. 교육자 내지는 공직자로서의 윤리관 결손과
사명감이나 철학의 빈곤이 오늘의 우리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주
범이 아닌가 합니다.
내 아이만을 잘 봐주기를 바라는 지각없는 어머니들의 얄팍한 이
기심이나 속셈을 못 읽는 바는 아니지만, 특히 교육을 한다는 사람들
의 실종된 윤리의식이나 교육철학의 빈곤을 탓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옛날 천자문들을 떼면 훈장선생님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떡시루를
메고 갔다는 그 순수한 사은의 정이 이렇게 촌지와 뇌물로 변질되었
으니 이 망국병은 쉽게 고쳐지리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나라가 윤리지수가 낮은, 성숙된 사회가 아닌데에 그 근본 원인이 있
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느 귀순자가 말했습니다. "북쪽은 미쳐있고 남쪽은 썩어있다"고.
정곡을 찌른 말입니다. 정직과 양심과 정의를 지켜주는 최후의 파수
꾼이 그래도 판-검사라고 믿어왔는데 요즘 어떻습니까? 촌지를 뿌리
뽑으려거든 우선 윤리지수가 보다 높은 성숙사회를 만드는 일에 이
나라의 양식있는 지식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해야만 합니다. 황금
만능주의와 적당주의가 이 땅에서 사라져야 촌지도 사리지리라 봅니
다. 지난 주 의견을 주신 채경숙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수원 신곡초등학교 만년 평교사 이덕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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