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청사로 소환돼 조사를
받던 權寧海 전안기부장이 21일 오전 4시40분께 청사 11층 특별조사실내 화장실에서
미리 소지해온 흉기로 할복,자살을 기도했다.
權씨는 복부 출혈이 심해 오전 5시20분께 인근 서울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오전
8시10분부터 1시간40분 동안 수술을 받고 의식을 회복,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權씨의 자살 기도로 그와 관련된 북풍 조사는 일단 중단됐으나 검찰은
權씨가혐의사실을 자백,영장청구에 문제가 없어 이날중 예정대로 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검토중이다.
權씨는 이날 오전 4시께 1차 신문이 마무리된뒤 신문조서 자구수정 작업이
진행되던중 화장실로 들어가 성경책속에 숨겨온 것으로 보이는 칼집없는 커터
칼날로 배를 세차례 그어 할복했다.
당시 특별조사실엔 申相圭 남부지청 형사5부장 검사와 수사검사 2명,수사관 6명등
검찰 관계자 9명이 신문을 진행하고 있었다.
검찰은 權씨가 가죽 가방속에 의류와 약품,성경등을 갖고 있었으며 전직
안기부장으로서의 명예와 인격을 감안,정밀 몸수색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金源治 서울지검 남부지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權씨는 21일 밤 9시께
「예배를드리고 싶다」며 수사검사에게 자리를 비켜 달라고 요구,검찰 직원 1명이
지키고 있었으며 기도 도중 성경책속에 숨겨뒀던 커터 칼날을 꺼내 몸속에 옮겨
숨겨뒀다 자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해 동기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權씨는 할복자살 기도후 고통을 이기지 못한 듯 변기 윗뚜껑을 세면대에 내리치며
고함을 지르는 등 소동을 벌여 검찰 직원들이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제지한
뒤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측은 『權씨는 자신의 배를 각각 20㎝,25㎝,30㎝ 씩 세차례 칼로 그었으며이중
하복부에 난 20㎝ 길이 열창이 가장 깊어 하복부 복막이 절개되고 복벽의 동맥이
절단돼 피를 많이 흘렸으나 다행히 장기손상은 없었다』면서 『2주 정도 치료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權씨가 ▲재미교포 尹泓俊씨(32.구속)기자회견 공작과
관련,지난해12월7일 안기부장 공관에서 李大成 전해외조사실장에게 5만달러를 주며
공작을 독려하고 ▲12월13일 공작 수고비 명목으로 尹씨에게 2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李실장에게지시한 사실을 자백받았으며 기자회견 내용도 일부가 허위임을 알고
실행한 점을 시인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權씨는 그러나 기자회견 공작의 구체적인 동기나 정치권등 여타 배후 세력이 있는지
여부등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북한 커넥션」 극비 문서와 吳益濟씨 편지 공작 사건등과 관련,權씨에
대해 구체적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