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실험극장 대표작 '신의 아그네스'가 돌아온다. 실험극장은 31
일부터 4월12일까지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신의 아그네스'(존 필
미어작·윤우영 연출)를 공연한다. 수녀가 아이를 낳아 죽였다는 충격
적 내용을 다룬다.
83년 초연때는 지금은 없어진 서울 운니동 실험극장이 관객들로 꽉
꽉 들어찼다. 두달뒤까지 예약이 밀려 순서를 기다릴만큼 '신의 아그
네스'는 연극계 초유의 인기를 모았다. "아그네스를 모르면 가짜 대학
생"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돌았다.
미국 유학갔던 윤석화를 단번에 연극계 최고 스타로 만든 것도 '신
의 아그네스'였다. 윤석화는 허스키한 목소리와 청순한 이미지로 독특
한 아그네스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86년과 92년 차유경 신애라 정수영
이 뒤를 이었다.
이번에는 김혜수다. 건강미 넘치는 그가 연약해보이는 아그네스를
어떻게 소화할지 의아해하는 팬들에게 준비된 답이 있다. 82년 브로드
웨이 초연 때 아그네스로 나선 아만다 플러머도 체격이 좋고 목소리가
걸걸한 배우였다. 그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대령으로 출연한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딸이다.
'신의 아그네스'는 종교의 기적을 믿는 원장수녀와 현대적 자아를
지닌 정신과 의사, 때묻지않은 순수한 수녀 아그네스, 세 인물의 팽팽
한 대결을 담는다. 연출가 윤우영은 "무대에서 부딪치는 인물들 심리
를 그림 그리듯 생생하게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는 초연때 연출을 맡았던 윤호진 밑에서 오랫동안 연출수업을 쌓
았다. '실비명'(89년) '사의 찬미'(90년)와 '신의 아그네스'(92년)를
조연출했다. 윤호진은 그를 "작품분석이 뛰어난 탄탄한 연출가"라고
치켜세운다.
수녀원장은 양희경, 리빙스턴 박사는 연운경이 맡는다. 주역 세사
람 모두 TV를 통해 익숙한 얼굴이다. 캔버스 회화같은 분위기를 살리
는 이태섭 무대미술도 기대할 만하다. 실험극장 대표였던 고 김동훈씨
를 기리는 김동훈연극상 기금마련 공연이다. (02)764-5262.
( 김기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