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호황이라는 미국 경제의 이면을 들춘, '97 기아 보고
서'가 10일 나왔다. 작년 한해 미국 전역의 1백86개 구호단체들로부
터 무료 급식을 받은 사람의 수는 모두 2천5백78만여명. 이 단체들의
연합인 시카고 소재 '세컨드 하베스트(Second Harvest)'가 이날 발표
한 대표적인 '굶주림에 허덕이는 미국인'의 모습은 이렇다.

작년 한해 미국 전역의 긴급구호 급식소를 찾은 가정의 54%는 편
모-편부만의 가정이었다. 18세 이하의 청소년(38%)과 65세 이상의 노
년층(16%)이 과반수를 차지했고, 인종별로는 백인(47%)-흑인(32%)-히
스패닉(15%)-아메리칸 인디언(3%)의 순이었다. 또 학력별로는 고교중
퇴(40%)가 가장 많았고, 고졸자(36%), 대학 졸업이나 중퇴자도 5%나
됐다.

긴급 구호소를 찾은 사람들의 35%는 '음식을 살까, 방값을 낼까'
로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이용자중 15.8%는 이른바 집없는
(homeless) 사람들이었다. 이들중 연간 1만달러 이하 소득자도 67%나
됐다.

10일 다우존스종합평균(DIJA)가 8천6백선을 돌파한 뉴욕증권거래
소(NYSE)가 위치한 뉴욕시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미최대증권사인 메
릴린치사의 데이비드 코만스키 회장은 작년에 1천1백만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같은 시기 인구 7백50만명의 이 도시에선 매일 평균 42만5
천명이 시내 2백90곳의 구호소에서 무료급식을 받았다. 이중 47%는
실직자였다. 뉴욕시의 구호급식을 맡고 있는 민간단체 '생존을 위한
식량(Food for Survival)'측은 "기아선상의 빈민들은 어디에나 있지
만, 안보일 뿐"이라고 밝혔다. (뉴욕=이철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