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유교정치는 여론수렴과 소외 계층 구제에 힘썼습니다. 요
즘처럼 어려운 때 힘없는 서민들에겐 '따뜻한 정치'가 절실합니다.".

제23회 월봉저작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상권(45) 전덕성여대 교수는
"선조를 거울 삼아 오늘을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
월봉 한기악 선생을 기려 제정한 이 상은 매년 국학분야 최우수 출판물
저작자에게 수여되는 권위있는 상이다. 한씨는 '조선후기 사회와 소원
제도'란 책을 통해 18세기 정조시대 상언-격쟁제도를 분석한 공을 인정
받았다.

한씨는 저서에서 정조시대에 본격적인 근대 민권의식이 자리잡았다
고 주장했다. "임금이 수원성 행차할 때 백성들은 어가를 가로막고 호
소해도 무방했죠. 이 때 문서로 억울함을 전하는 걸 상언, 꽹과리를 쳐
관리에게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는 걸 격쟁이라고 했습니다." 주이용자
가 양반이던 조선초 신문고와 달리 백성을 보살피는 참된 소원제도였다
는 것이다. 한씨는 이를 정조가 편찬한 '일성록'에 담긴 사례 4천6백
건을 분석해 증명해냈다.

한씨는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곤궁에 처한 가정들이 많아졌습니
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인들이 제도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종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