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작년에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한국내 많은 기업들이 건실
한 기업들에 돌아가야 할 자원을 조용히 고갈시켜가며 생명보조를 받고
있어, 또 한차례의 처벌적인 감량 경영과 경제적 침체의 위기를 무릅쓰
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9일 보도했다.
저널은 작년말 법원에 화의신청을 한 기아자동차는 지난1월 서울 근
교의 스키장에서 3종의 신차 발표회를 가졌으며, 이 회사의 어느 부문이
나 협력사도 폐쇄된 바 없고, 법원과 채권단은 아직 기업구조 재편성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기아는 대기업의 완전 붕괴를 허용치 않으려는 '한국주식
회사'의 계속된 망설임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며, "은행이나 정책결정자
들은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경제가 회생될 때까지만 지원되면 파산이 초
래할 실업과 금융 격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
다.
저널은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파산 기업에 계속된 연명을 허용하
는 것은 경제 위기를 초래한 산업계의 과잉생산 능력을 지속시키고, 희
귀한 자원을 보다 건실한 기업으로부터 앗아가 한국의 경제 침체를 연장
시킨다고 주장한다"며, "기업들이 결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없는 이런
'환상의 나라'는 이제 끝나야 하며, 시급한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신속
한 파산 처리가필요하다"는 한 외국금융기관 분석가의 말을 인용했다.
저널은 또 "채무자에게 유리한 파산법으로 인해, 법원의 화의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기아와 협력사들은 한 푼의 빚도 갚을 필요가 없으며, 한
보는 이 기간중 기존 채무의 무이자를 요청한 상태"라며 "한보 채권은
행들이 이후에도 기업 운영을 위해 계속 대출을 허용해, 이로 인해 가격
경쟁에서 손해를 보는 경쟁 기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저널은 한국정부가 이런 체제를 임시방편으로 계속 꾸려나가려는 의
도는 "급증하는 부도와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
임이 규성 재경부 장관의 지난 5일 발언에서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이철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