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과 크리스 패튼 전 홍콩총독간의 '출판
분쟁'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머독이 소유한 하퍼
콜린스 출판사를 떠나겠다는 저명 저자들의 경고, 머독 소유 미디어에
대한 영국 언론들의 비난으로 이어지며, 이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하퍼콜린스가 패튼의 회고록 '동과 서' 내용중 중국
비판 대목을 트집잡아 출판계약을 철회하면서부터. 패튼은 하퍼콜린스
를 계약위반으로 제소했고, 패튼의 책은 이후 맥밀란사가 출판하기로
했다. 하퍼콜린스에서 패튼 저서에 대한 편집을 책임지고 있던 스튜어
트 프로피트도머독에 항의, 회사를 떠났다.
그러자 도리스 레싱, 페닐로프 피츠제럴드 등 영국 유명작가들이 패
튼을 편들고 나섰다. 레싱은 머독측 처사에 "매우 화가 났다. 그같은
일은 매우 비직업적이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피츠제럴드는 "프로피
트의 사임은 큰 타격이며 그가 없이 하퍼콜린스가 어떻게 꾸려갈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영국 신문들도 일제히 하퍼콜린스와 머독을 비난하고 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지는 칼럼니스트 사이먼 헤퍼의 글을 통해 "하퍼콜린스의 성
실성과 명성이 약속 위반으로 치명적으로 훼손당했다"고 주장했다. 하
퍼콜린스 의뢰로 영국 역대총리들에 대한 책을 집필중인 피터 헤네시
런던대교수(역사학)는 "이번 분쟁으로 출판사의 명망은 회복불능의 상
처를 받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영국의 대표적 권위지인 '더 타임스'까지 이번 분쟁으로 명예가 훼
손되고 있다. 머독 소유인 이 신문은 다른 영국의 신문들이 일제히 '머
독-패튼 분쟁'을 보도할 때 침묵을 지켜 빈축을 샀다. 조나단 머스키
전 '더 타임스' 동아시아담당 국장은 "더 타임스는 중국문제를 진지하
게 다루기보다는 단지 머독의 이해에 따라 단순하게 처리한다"고 비난
했다.(진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