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오픈 배드민턴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볼랭에에 많은 눈이
내렸다. 5일 새벽 5시(현지 시각). 하얗게 뒤덮인 눈길에 조그만 발자
국을 찍어가며 장혜옥(22·충남도청)은 힘차게 달렸다. 1년반의 악몽
같은 투병생활을 씻어내려는 몸짓이었다.

장혜옥은 전주성심여고 2년때인 93년 처음 국가대표가 됐다. 94히
로시마 아시안게임 2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여자복식의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1m60의 작은 키지만 파워와 승부근성이 뛰어나 국제무대선
역전의 명수로 통했다. 95년 세계선수권에서 길영아와 짝을 이뤄 우승
한 뒤 12개 대회를 내리 석권하기도 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두고 장혜옥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그해
2월 늑골비대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수술 후유증을 딛고 올림픽
에 출전, 길영아와 짝을 이룬 여자복식에서 승승장구했으나 중국의 게
페이-구준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절치부심하고 있던 장혜옥은 작년 6월 왼쪽 골반 통증에 시달렸다.
운동은 고사하고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10월 수술을 받았지만 장
혜옥은 예전처럼 잘 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충남도청 백종현 감독이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잖니. 다시 한번 해보자"며 설득했다.

라켓을 다시 잡은 장혜옥은 지난 2월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나
경민과 호흡을 맞춰 세계 1위 친이유앤-탕용수(중국)조를 꺾으며 왕년
의 실력을 되찾았음을 보였다. 방수현, 길영아 은퇴로 전력이 약화됐
던 대표팀에겐 희소식이었다. 대표팀 권승택 감독은 "장혜옥에겐 이번
유럽투어가 예전의 감을 되찾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5일(한국 시각) 볼랭에에서 열린 스웨덴오픈 배드민턴선수
권대회 예선에서 안재창(남자단식) 장혜옥-나경민조(여자복식), 이동
수-장혜옥조(혼합복식)가 모두 2대0으로 승리, 본선에 합류했다.

【볼랭에(스웨덴)=민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