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부처에 배치해 `여소'극복...`내각제적 정부' 주목 ##.
3일 뚜껑을 연 김대중 정부 첫 내각은 '정치인 내각'이다. 17개 부
중 12개 부 장관을 정치인들이 차지했다. 그것도 외교통상, 법무, 국방,
행정자치 등 핵심부서들이 대부분 이들에게 돌아갔다. 정치논리가 국
정의 전면에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은 그 이유를 '총체적 위기 돌파'에서 찾았다.
"위기상황에서는 역시 정치인들이 돌파 능력이 있고 개혁을 강력히 추
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박 대변인은 "개혁성, 전문성, 참신성,도
덕성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각이 이런 기조 위에서만 이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번 인선은 공동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동등
한 각료 배분을 전제로 진행됐다. 결과는 국민회의 인사 7명, 자민련
인사5명, 외부인사 5명의 분포다. 자민련이 재정부장관 유력후보이던
김용환 부총재의 고사에 따라 이규성 전재무장관을 대타로 내세운 것까
지 포함하면, 자민련 몫은 모두 6명으로 늘어난다. 그간 정치인 입각을
최소화할 것이라던 여권 얘기와 다르고, 나눠먹기란 인상을 피하기도
어려워졌다. 전문성, 참신성과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공동정권'에 묶여 있는 김 대통령으로서는 고육지책의 측면도 있었
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민련은 자신들의 몫을 사실상 전부 현역 정치인
들로 채웠고 당 3역중 2명을 입각시켰다. 김 대통령도 법무(박상천) 국
방(천용택) 행정자치(김정길)등 내치와 안보관련 중요 부서에는 직계인
사들을 임명했다.
정치인이 개혁에 더 적합한 부서도 있을 수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특히 교육, 외교통상부를 그런 경우로 설명하고 있다. 김 대통령은 취
임초부터 교육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취임사에서는 "이것만은 만
난을 무릅쓰고 해내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재야출신의 46세 장관(이
해찬)을 발탁한 것은 바로 이런 의지의 반영으로 읽힌다. 김 대통령은
외교통상부장관 인선 과정에서도 "정치인이 들어가야 개혁하는 데 더
낫다"는 논지를 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관련 부서에는 경제관료 출신의 이규성 재정부장관, 이기호노
동부장관, 전문경영인 출신의 배순훈 정통부장관 등 비교적 외부인사들
을 많이 썼다.
통일부장관에 보수 색채가 짙은 강인덕씨를 발탁한 것도 인상적이다.
대북정책에서 비둘기파로 알려져온 임동원 청와대외교안보수석과 양날
개를 펴도록 함으로써, 앞으로 추진해나갈 대북화해 정책과 관련한 국
내 보수세력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조치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대
통령께서는 통일문제에 대해 모든 세력을 아우를 정책을 갖고 갈 것"이
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각에 대한 또 다른 관심은 '내각제적 정부 운영' 여부이고
장기적으로는 내각제 개헌과의 관련성이다. JP를 비롯, 정치인 중심의
내각인 탓에, 끊임없이 이런 질문이 던져질 것으로 예상된다.
( 홍준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