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86(91년·칼 루이스), 9초85(94년·르로이 버렐), 9초84(96년·

도노번 베일리). 남자 100m 세계기록 변천사다. 베일리(31·캐나다)

의 뒤를 이어 90년대 후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계보에 이

름을 올릴선수는 누굴까.

모리스 그린(24·미국)이 25일 그 해답으로 떠올랐다. 올시즌을
여는 호주 멜버른그랑프리에서 그린은 10초0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맞바람(초속 1.6m)만 아니었다면 세계기록을 낼 수 있었을 것"
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의 말이 '허풍'만 아닌 것은 바람이 초속 2m를 넘으면 공인기
록이 되지 않는데다 함께 뛴 베일리가 10초36으로 3위를 한데서 짐
작할 수있다. 베일리는 작년 8월 아테네 세계선수권에서도 그린에
진바 있다.

그린은 이달초 마드리드에서 열린 실내육상대회 60m에서 6초39의
세계기록을 세워 98년이 그의 해가 될 것임을 예고 했다.

작년 아테네 세계선수권은 베일리의 '2년 천하'를 보내고 그린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무대였다. 20세의 늦은 나이에 육상에 뛰어든
베일리는 95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
랐다. 애틀랜타올림픽 세계 신기록 수립에 이어 작년5월 올림픽 2관
왕(200m,400m) 마이클 존슨(30·미국)과의 150m 대결에서 승리할 때
까지만해도 '베일리 시대'는 오래 계속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기록은 언젠가 깨어지는 법. 무명이나 다름 없던 그린이
아테네에서 그같은 예상을 뒤엎었다. 95년까지만 해도 별볼일 없었
던 그린은 베일리를 0.05초 앞선 9초86으로 단숨에 세계1위 자리를
빼앗아버렸다. 미국 '단거리 사관학교' UCLA의 존 스미스 감독 휘하
에 들어간지 1년만의 일이었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급성장
하고 있는 '젊은' 그린에게 베일리는 더 이상 적수가 못 될 것 같다.
(홍헌표기자)